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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자동차산업 글로벌 경쟁 심화와 노사관계 변화

최종수정 2019.11.04 12:00 기사입력 2019.11.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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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윤동주 기자 doso7@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윤동주 기자 doso7@



세계 자동차산업은 전기동력차와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혁신적 기술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촉진하는 근본 요인은 교역을 통한 중국의 글로벌시장 참여와 기존 선진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 인수합병(M&A) 혹은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글로벌 생산 확대 등 경쟁 심화로 판단된다.


글로벌 경쟁 심화는 선진국 노사관계도 변화시켜왔는데, 그 방향은 협력적 노사관계였다. 이는 무엇보다 노조가 글로벌 경쟁 상황을 인식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각국 노조가 본국 공장의 폐쇄 위기에 직면해 단기 성과 분배보다는 경쟁력 강화를 통한 일자리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협력적 노사관계가 정착됐던 것이다.


수입차와의 경쟁으로 인해 폐쇄 위기에 직면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파업이 있었으나 이는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일어난 것이었고 이조차 40일 만에 종료됨으로써 협력적 노사관계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임단협 협상 주기는 4년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50년 동안 단 한 건의 노사 분규도 없었던 도요타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하였음에도 올해 노사가 산업의 위기의식을 공유하면서 평균임금을 지난해 1만1700엔 대비 1000엔 적은 1만700엔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한 점은 놀랍기까지 하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노동 개혁으로 37만여개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10년 만에 가장 낮은 실업률을 달성하고 정규직 비율을 높였다. 개혁의 핵심은 산별노조 대신 기업 노조와 협상, 경영 악화 시 해고 요건 완화, 부당 해고 시 기업 책임범위 제한 등 노동유연성 제고 내용들이었다.

독일은 슈뢰더 정부가 이미 2002년 하르츠법을 제정해 파견 허용, 실업수당 축소, 저임금ㆍ단기근로 활성화 등 노동 유연성을 제고한 바 있고 스페인 르노공장은 터키나 루마니아 공장 대비 원가경쟁력 저하로 2000년에 폐쇄 위기에 직면했으나 노조가 실질임금 삭감, 근로시간 탄력 운영을 제안하고 사측은 신차 투입으로 화답함으로써 생산이 2012년 29만대에서 2016년 58만대로 증가했다. 생산성을 높이면서 고용을 늘리는 공장으로 탈바꿈되기도 했다.


반면 우리는 만성적 노사관계 갈등으로 업계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위기에 처해 있다. 다행히 현대자동차는 올해 8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으나, 여타 기업들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쌍용차는 올해 10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대비 고임금으로 11분기 연속 경영 적자가 발생하고 있고 한국GM, 르노삼성은 노사 간 협상 지연과 잦은 파업으로 본사의 물량 배정 취소나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의 일자리를 유지, 확대하기 위해선 기업 내 노사관계가 글로벌 수준으로 조속히 전환될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 자동차의 글로벌 입지는 더욱 줄어들어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노조가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경쟁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생산성 범위 내 임금 인상 관행을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해보인다.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방향의 법 개정도 시급하다. 임단협 협상 주기를 현재 1년에서 외국과 마찬가지로 4년 내외로 조정해 매년 노사 분규의 발생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한편 근로시간 유연화, 대체근로 허용 등으로 노동유연성도 높여야 할 것이다. 일자리를 유지할 것인가 단기 성과 배분에 집착해 일자리를 도태시킬 것인가의 선택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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