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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수출노하우] 이제야 피는 꽃 방글라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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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 나라꽃은 수련이다. Water Lily로 알려진 이 꽃은 연꽃처럼 물 위에 떠서 피는 꽃으로 생김새도 연꽃과 닮았다. 그런데 수련의 '수'자는 한자로 '물' 수(水)가 아니라 '잠 잘' 수(睡)를 써서 수련(睡蓮)이다. 잠을 자는 꽃이다.


방글라데시는 1971년 파키스탄에서 독립해 독자적 국가 운영의 첫발을 내딛는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중진국,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지만 방글라데시는 아직도 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최빈국으로 남아 있다. '잠자는 연꽃' 때문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이제 방글라데시가 긴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8년 동안 한해도 쉬지 않고 6% 이상의 경제 성장을 이어오다가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 기록인 7.8%를 달성해 전 세계에서 경제 성장이 가장 빠른 나라로 주목 받고 있다.


인구 1억7000만명에 빠르게 성장하는 내수시장은 기업 활동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비교하면 전 세계 46위로 이미 베트남(48위)을 넘어섰다. 인구 기준으로는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이며 이웃나라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까지 다 합쳐야 겨우 이 정도 규모의 인구가 된다. 이러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제조업 투자가 활발하여 제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29%에서 지난해 33.7%로 대폭 증가했다. 정부도 전국에 100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그야말로 전국에 공장을 짓는 붐이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70년대의 공업화, 국산화,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연상해 보는 것도 이해에 도움이 되겠다.


삼성과 LG의 가전제품과 휴대전화도 그동안 완제품 형태로 수입해 오다가 지난해부터 현지 파트너 회사가 조립공장을 완공해 현지 조립 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현지 가전회사인 월턴사는 방글라데시에서 생산한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국내시장은 물론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 국가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국, 일본 기업들도 '포스트 차이나' 국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방글라데시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연간 1억달러 미만의 투자를 지속하다가 지난해 갑자기 10억달러 이상의 투자로 전환했다. 최근 미국과의 무역 분쟁과 자국 내 인건비 상승에 따른 대체 생산기지로 방글라데시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단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도 방글라데시에 여의도보다 더 넓은 122만평에 이르는 일본 기업 전용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있는데 향후 200개 이상의 일본 기업이 진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중국, 일본 기업들이 진출하기 훨씬 전인 1978년에 대우가 방글라데시 정부와 합작으로 봉제공장을 설립한 이후 영원무역이 진출해 현재 종업원 6만명을 고용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등 이곳에서 한국 기업의 투자 활동은 다른 어느 나라 기업보다 활발했다. 우리의 도움으로 이 나라 섬유산업은 이제 국가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효자 산업으로 성장했고 중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의류 수출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제 현지 기업들의 성장으로 봉제분야는 우리에게 과거만큼 매력적 투자처가 되지 못하고 지금은 건설ㆍ엔지니어링, 석유ㆍ화학, 전기ㆍ전자, 물류 및 영화관 등 다양한 분야로 국내기업이 진출했거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우리가 인도인으로 알고 있는 아시아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타고르는 사실 방글라데시 민족에 속한다. 영국의 식민 지배로 인위적 국경에 따라 벵골지역이 나뉘어 생긴 일이다. 타고르는 벵골어로 문학을 했으며 방글라데시 국가도 그가 작사, 작곡했다.


아름다운 시인 타고르는 일찍이 우리나라를 '동방의 등불'로 노래했다. 수많은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고 기적 같은 경제 발전을 이뤄낸 한국은 지금 방글라데시에 등불과 같은 존재다. 우리 기업들의 빛나는 활약을 기대한다.


김종원 AKOTRA 다카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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