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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美中 무역전쟁, 中 희토류 반격 카드의 한계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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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중 무역 전쟁이 기술 패권과 금융 패권으로 확전되면서 강대강 보복전 양상의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중국 기술굴기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화웨이 보이콧 사태가 일파만파 퍼져가고, 미국의 중국 기술 혁신 기업에 대한 파상공세는 더욱 강해질 분위기다. 중국이 가만있을 리 없다. 최근 들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외교부, 상무부 등도 중국 희토류의 미국 수출 제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상황은 더욱 긴박해지고 있다.


과연 중국이 희토류를 반격 카드로 사용할 것인가? 이에 대한 논쟁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언론 매체에서 얘기하고 있는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 비관세 장벽을 통한 미국 기업 압박 카드, 이른바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 지정 등은 결코 좋은 대응 방안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국의 반격 카드는 무엇인가? 그것은 희토류 대미 수출을 제한하는 것이다. 희토류 미국 수출 제한 조치의 경우 중국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37%, 전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미국은 희토류의 80%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니 당연히 미국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0일 류허 부총리를 대동하고 장시성 간저우시 희토류 전문 기업을 전격 방문한 것은 분명 미국을 향한 조용한 경고이자 반항일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시 주석이 왜 베이징에서 가까운 네이멍구 희토류 생산기업을 가지 않고 먼 장시성의 희토류기업을 방문했을까 하는 것이다.


시 주석이 방문한 장시성 희토류기업은 레이저, 스마트폰 액정용 및 반도체용 중(重)희토류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당연히 미래전투체계(FCS) 및 장갑차, 최첨단 무장무인기 프레더터 드론, 순항 미사일 등 첨단 무기와 반도체 등 주요 핵심 기술 제품에 들어가는 희토류의 3분의 2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미국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긴 시 주석의 행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희토류의 반격 카드가 단기적으로 미국에 어느 정도 압박을 가할 수는 있어도 결코 중장기적인 대응 카드가 될 수는 없다. 이미 미국도 중국의 희토류 협상 카드를 알고 있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석유와 달리 희토류는 지속적으로 공급할 필요성이 적고 원자재로서 소량만 있으면 돼 미국은 이미 상당량의 희토류를 비축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 미국은 세계 3위의 희토류 생산국으로 향후 자체적인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과거에는 희토류가 추출과 정체 과정의 비용이 비싸고 환경파괴가 심각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나 상황이 변했다. 미국은 세계 2위 호주 희토류 생산기업과의 합작으로 텍사스에 미국 최초의 희토류 정련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또한 '첨단 제품의 비타민'이라는 희토류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중국은 스마트폰, 반도체, 전기차, 첨단 무기 등 첨단 산업 생산대국이자 소비대국이다. 미국이 첨단 제조산업에서 소비하는 희토류의 양은 전 세계 희토류의 약 9%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은 과거 희토류 생산 중단, 가격 상승으로 다른 국가들이 희토류를 자체 생산하거나 희토류를 적게 사용할 유인을 제공한 아픈 경험이 있다. 따라서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가 향후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도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 결국 희토류 반격 카드는 단기적으로 미국을 협박하고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기 위한 협상용 카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항상 해온 법률전-여론전-심리전의 전술이 미국에도 통할지 두고 봐야겠지만,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ㆍ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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