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그의 이름은 존재가 뚜렷하니 바로 성경 속의 인물 디모테오다. 라틴어로 티모테우스(Timotheus)요, 영어로는 티머시(Timothy). 그 뜻은 '하느님을 공경하는 자'다. 기독교의 사도 바울로가 제1차 선교 여행(47~49년) 중에 루스드라에 들러 그의 어머니와 할머니를 귀의케 한다. 이때 문중에 떨어진 신앙이 싹을 틔워 그로 하여금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했다. 바울로가 그를 사랑하여 서기 50년에 두 번째 선교 여행을 할 때는 동행할 정도였다.
바울로는 두 번째 편지의 4장이 끝날 무렵 디모테오에게 개인적인 부탁을 한다. '마르코를 데려오고 나의 외투와 책을 가져오되 겨울이 되기 전에 오라.' 마르코를 '내가 하는 일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했고, 책은 특히 양피지로 된 것을 잊지 말라 했다. 신학자들은 '외투'가 죽음을 각오한 그의 수의(壽衣)라고 본다. 서둘러 오라는 이유는 상황이 급하기도 하려니와, 한겨울 지중해의 날씨가 오디세우스의 신화를 사실로 느끼게 할 만큼 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바울로가 곁으로 부른 디모테오는 어떤 사람인가. 성경은 이렇게 설명한다. "소심하면서도 심성이 자애로웠다. 병약하고, 바울로가 마지막으로 잡힐 무렵엔 아직 젊었다." 바울로는 에페수스에서 선교에 힘쓴 그를 '사랑하는 아들' '충실한 모방자' '협력자' '절친한 친구'라고 했다. 소심하고 병약한 디모테오가 때로는 바울로와 더불어, 때로는 홀로 험지(險地)를 오가는 모습은 어딘가 처연하지 않은가.
문화부 부국장 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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