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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참다운 치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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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정산 鼎山) 인문학자.

김덕수(정산 鼎山)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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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사회는 온통 '힐링'이란 말로 도배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 힐링이란 말은 정신적 치유에 방점을 둬 '치료'라는 말과는 차이를 두려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즉 '치유'는 병의 근원을 알아 병에 걸린 사람들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병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강조하는 개념을 말하고, 치료란 전문 의료인들에게 질병의 극복을 맡기는 수동적 개념이 강조된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치유건 치료건 간에 우리 인류가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질병에 걸린 당사자와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 의료인 쌍방의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인간의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정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합니다. 그리고 정신과 육체의 유기적 체계와 장기 상호 간의 긴밀한 유기적인 의존적 관계를 파악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학문과 의학이 병진(竝進)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이 대자연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는 학문의 영역이며, 대자연 속의 다양한 존재 간 상호 의존성의 연구와 규명 작업은 결국 의학의 영역인 것입니다. 그래서 동양의학에서는 처방전을 '화제(和劑)를 낸다'라고 했습니다. 대자연 속 다양한 생명체의 상호 유기체적 의존성의 영역이 결국 인간의 몸속에는 어떻게 투영됐는지, 즉 신체 내에서 각 장기 간 상호 유기적인 운행의 질서가 어떻게 이뤄지는가를 밝히는 작업이 곧 의학의 역할이며 소명인 것입니다.

학문과 의학의 공통점은 정화 작용에 있습니다. 인류가 학문 체계를 완성한 것은 끊임없이 엄습하는 욕심과 오염으로부터 인류를 구제하려는 노력의 결정입니다. 쉼 없이 다가오는 외부로부터의 스트레스와 심적인 욕망으로 인한 내적인 갈등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순환기 계통의 항상성과 균형성에 이상을 초래합니다. 그리하여 결국 건강함을 잃게 합니다.

몸에 병이 들고 나서 다스리려고 하면 이미 늦습니다. 평소에 대자연의 운행 질서에 순응하고, 우리 몸은 음양오행의 운행의 결과물이기에 음양오행을 조섭해 우리 인체 내 각 장기 간의 조화와 견제가 지속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인체 장기 간의 상생과 상극의 과정입니다. 일상의 삶에서 병에 걸리지 않게 미리 조치하는 모든 행위를 섭생이라고 하지요. 이것을 한편으론 예방의학이라고 합니다.
섭생을 통해 자연과의 진정한 교감이 가능하며 이치에 순응하는 삶이 영위됩니다. 질병이 발병해 치료하는 구조가 아니라 평소 질병이 발병하기 전에 다스려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이 우주가 변함없이 건강하게 운행되는 제일의 원리는 성실함입니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은 대자연의 아들딸들입니다. 그래서 그 부모인 자연을 제대로 닮아가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삶의 원형이요, 참된 치유입니다.평상시 일상의 삶에서 섭생을 생활화했던 우리 민족의 저력은 유장한 호흡에 그 비결을 두고 있습니다. 평소 조식(調息)하는 성찰의 삶에서 여유가 나왔고, 그 여유 속에서 욕심에 끄달리지 않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삶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김덕수 (정산ㆍ鼎山)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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