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적폐청산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체육계 적폐의 종합백화점 수준이던 평창올림픽이 걱정과는 달리 성공적으로 끝났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은 일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체육계 적폐청산에는 일종의 저주와도 같다. 올림픽이 잘 끝났다고 그동안 벌어진 수많은 과오가 덮어지지 않는다. 쌓인 빚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도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경기장 사후활용 방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그 덕에 남북한 평화체제의 물꼬를 텄다고 체육계 적폐를 덮어선 안 된다. 지금 애써 치우지 않으면 뿌리 깊은 체육계 적폐는 음침한 구석에 숨어 악취를 풍기며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체육계에도 적폐청산을 위한 위원회가 있었다. ‘체육분야 정상화 특별전담팀’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예술계보다 조금 늦게 출범해 4개월 동안 활동하고 지난 2월 28일에 종료했다. 아무도 ‘체육분야 정상화 특별전담팀’이라는 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조사한 사건들은 이미 전 정권에서 그들의 입맛에 맞게 결론을 내린 사건으로 결국 이번 위원회에서는 새로 조사를 하기 보단 기존의 결과를 다시 듣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문체부가 자신이 집행한 일을 스스로 부정하고 스스로 자신의 적폐를 드러내기를 기대하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심지어 권고안을 작성했는데 문체부는 지금까지 발표하고 있지 않다. 체육계 다른 적폐와 마찬가지로 적폐청산을 위한 위원회마저 깜깜이로 진행된 것이다. 지금이라도 2기 특조위를 구성해 강도 높은 적폐청산을 해야 한다.
평창과 평화에 온 국민이 도취된 사이 체육계는 늘 하던 대로 패배[적패(積敗)]를 쌓고 있다. 일례로 김종 차관시절 스포츠개발원으로 이름이 바뀐 체육과학연구원의 명칭이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으로 바뀌었다. 이 기묘한 이름은 체육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회에서 통과되었고 시민단체의 승인보류 요청을 비웃듯 문체부는 이를 즉각 승인했다.
정용철 서강대 교수, 문화연대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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