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가 실명을 드러내고 공개적으로 수사 외압 사실을 외부에 알렸다는 정황으로만 보더라도, 나는 안 검사의 주장이 사실일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는 편이지만 사건의 실체적 규명이야 이번에 새로 꾸려진 조사단의 조사에 따라 차차 드러날 일들이다. 나는 무엇보다 이번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권 의원의 과거 연루 가능성과 최근 수일 및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상당히 관심 있게 보고 있다.
권 의원은 이번 수사 외압을 폭로한 안 검사의 내부 고발을 인사 불만에서 촉발된 일탈로 취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안 검사를 상대로 명예 훼손, 비밀 누설 등으로 형사 고소하는 수준의 대응을 하고 있다. 시중의 장삼이사라면 모를까, 국회 내 상원이라는 법사위원장 직을 맡고 있는 이의 상황인식치고는 너무나 가볍고 한심하다. 안 검사의 이번 내부 고발은 크게 보아 검찰권을 바로 세운다는 공익적 요구에 따른 용기 있는 행위이다. 검사로서의 생명을 걸지 않고서야 이런 용기 있는 문제제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국회 법사위원장 직에 있는 인사라면 잘못 된 검찰권의 행사를 지적하는 현직 검사의 용기 있는 내부고발을 핍박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최근 조사결과는 공정성이 생명인 공공기관이 채용비리의 온상이고, 뿌리 깊은 적폐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지역 유력인사의 자녀를 채용하기 위해 가점 대상자에게 가점을 주지 않고 탈락시켰다. 특정인을 합격자로 정해놓고 나머지를 들러리로 세우는가 하면, 서류도 내지 않은 고위인사의 자녀를 특별 채용하는 등 비리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청년실업률(9.9%)과 체감실업률(22.7%)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공공 기관의 채용비리는 돈-빽-연줄로 다수 청년을 들러리 세우고 그들의 꿈을 빼앗는다는 점에서 반사회적이고 반국가적인 범죄이다. 특히 신입사원 518명 중 493명, 전체의 95%를 청탁으로 뽑았다는 강원랜드 사건은 희대의 '국기문란'이다.
류을상 논변과소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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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거 맞으며 밥해요…온몸이 다 고장 난 거죠" 서...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