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지금 도쿄의 신주쿠 구청에서 시행하는 출산장려책을 보면, 우선 아기 한명을 낳으면 원화로 400여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 그리고 중학교까지 매월 아이 한 명당 10~15만원 정도의 육아수당과 의료비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취학 전 아동을 둔 맞벌이 부부를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저녁까지 아이를 맡아주는 보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생이 되면 학동(學童)이라는 시설에서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를 돌봐준다.
일본정부는 이러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정보기술(IT), 간병 분야를 중심으로 외국인력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다. 결국 정부와 기업은 사람의 노동력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람의 노동력이 크게 두뇌와 신경 그리고 근육에 의해 이뤄진다고 보면, 인간의 두뇌를 대신하는 인공지능(AI), 신경을 대신하는 사물인터넷(IoT) 그리고 근육을 대신하는 로봇 등 이렇게 3개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로봇은 그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주로 생산현장, 간병, 농업 부문 등에서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간병 분야에서는 요양원에서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레크리에이션을 하는 로봇이 이미 활용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착유 로봇이 이미 개발되었고 자동 모심기와 야채수확, 잡초 제거 등을 위한 로봇이 개발 중이다. AI를 탑재한 로봇이 자동으로 집안을 청소하고 세탁물을 전자동으로 접는 로봇이 집안일을 돕기도 한다.
일본이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IoT 분야도 노동력 감소에 대응해 스마트 팩토리와 빅데이터, 그리고 스마트홈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자동 재배농장, 창고 자동화,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에 대한 원격 진료, 착용 건강진단기 등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며칠 전 우리나라 올해 신생아 수가 처음으로 40만 명을 밑돌고 합계출산율도 1명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뉴스가 들려왔다. 합계출산율이 1.46명인 일본보다 더 심각한 인구감소 현상이 우리 눈앞에 현실로 다가와 있다. 아기를 더 많이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산업과 기업 측면에서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도 더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박귀현 무역협회 도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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