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장이 등장했지만 대형 손해보험사는 당시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선뜻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 경우 기존 오프라인 조직의 반발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대형 손보사들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존 오프라인 조직을 정비했다. 시장이 무르익기를 기다린 것이다.
교보자동차보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시장 개척자'다. 반대로 평가하면 '시티폰(CT-2)'이다. 시티폰은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와 이동통신단말기 사이를 연결한 발신 전용 전화기다. 한국통신(현 KT)가 첫 서비스를 했지만 불과 1년도 안돼 PCS폰이 나오면서 시장에서 사라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K)뱅크가 지난 3일 영업을 시작하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출범 1주일 만에 가입자 15만명을 확보했고, 예금액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주자, 예금이 몰린 것이다.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상반기중 문을 열고, 시장에 참여하게 된다. 카카오뱅크 역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자신들의 고유 영역을 지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명분이다. 대형 시중은행이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당초 설립목적을 지키고 유지해야한다. 중금리 대출자로부터 받은 이자로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의 부를 증식시켜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또 중금리 대출자들이 연착륙할 수 있는 사회적 기능도 갖춰야 한다. 시장은 명분을 이기지 못한다.
조영신 금융부장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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