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혁명에는 완결과 종료가 없다. 천리만리 계속 이어지는 길이다. 그 혁명은 대한민국의 분열이자 통합이고, 나락이자 부활이며, 죽음이면서 회생이며, 혼돈이자 질서다. 그 혁명은 결국 '인간'을 새로 쓰는 것이다. 새로운 인간, 새로운 국민들에 의한 새로운 사회협약, 위대한 사회협약을 이룩하는 것이다. 경쟁과 투쟁의 정글에서 호혜와 부조의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경건한 다짐이며, 증오와 적대에서 박애와 연대의 사회를 이뤄내자는 회심(回心)의 각오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분노가 아니라 슬픔’이라는, 어느 생각 깊은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그렇잖은가. 저 촛불은 분노를 넘는 슬픔과 눈물의 촛불이었다. 촛불을 태우는 연료는 분노보다 깊은 슬픔과 연민이었다. 저 순한 얼굴의 아이들과 그 아이의 엄마와 아빠가 들고 있는 촛불의 불꽃은 눈물을 흘리듯 일렁거렸다. 촛불의 바다는 눈물의 바다였다.
촛불로 빛나는 광화문 광장 위에서 하늘의 별들이 아래를 내려다본다. 저 별은 몇 만 년 전의 과거로부터 온 것일 터. 그 태고의 과거는 지상의 아이들, 저 당당하고 총명하고 순수한 아이들, 우리에게 미리 와 있는 미래와 만나 서로에게 빛을 비추며 서로에게 빛을 주고 있었다. 그 과거와 미래의 빛은 광화문 광장에서 만나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라고 타히티 섬에서 고갱이 물었던 질문을 우리들에게 던지고 있었다. 하늘엔 별이 있고, 지상의 광장의 사람들의 마음속엔 벅찬 도덕률, 새로운 시대를 다짐하는 도덕률이 있으니 그것이 대한민국을 밀고 있으며 끌고 있다.
이명재 편집위원 pr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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