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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시선]탄핵에서 토론 정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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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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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어떻게 될까? 기각되는 경우는 보통 사람의 상상력을 벗어나므로 탄핵 결정이 되는 경우를 보자. 우선 60일 이내에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막상 선거일이 닥치면, 투표 후 밤새 개표하고는 그 다음날부터 당선인이 대통령의 임기를 시작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다. 지금까지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각 당은 통상 8월 말까지는 경선을 통해 후보를 내었고, 그 후 넉 달 동안 사실상의 선거운동과 후보 검증을 할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약 두 달의 여유를 갖고 인수위원회에서 정권의 인수인계와 임기 동안 정책을 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금부터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할 때까지의 사이에 후보를 제대로 검증할 시간도 정권을 인수인계할 시간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지난해 11월부터 계속된 광화문 시위에서 권력이 광장에 내려앉은 장엄한 광경을 보았다. 이 소중한 경험을 잘 살려서 미래 사회상으로 다시 발현해 내야 한다. 1789년 프랑스혁명의 분노를 승화시키지 못해 앙상 레짐보다 더 절대적인 체제가 들어섰다는 프랑스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그 출발은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이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를 제대로 거르지 못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이르게 된 것 아닌가.
그런데 후보를 검증할 시간은 지금부터 20일 정도밖에 없다. 설이 지나고 나면 그 이후에는 후보에 대한 지지가 대체로 고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 정국은 대세론과 개헌론, 그리고 '빅텐트론'이 채우고 있다. 모두 세를 불리기 위한 이합집산에 불과하다. 반대편에 선 정치인들에게 후원금 18원을 보내어 괴롭히는 대세론은 쩨쩨하다. 권력집중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개헌론은 약자들의 연대로 상황을 돌파하려 하지만 출구가 불투명하다. 여기다가 이념과 정책 기조가 무엇인지, 있기는 한 것인지 모를 빅텐트론은 주체도 실체도 없이 유령처럼 떠돈다. 이러한 정치인들의 정략에 허비할 시간이 없다.

주목할 만한 것이 지난 2일 방송된 JTBC '뉴스룸-신년특집대토론'이다. 무려 12%의 시청률을 보였는데, 시사교양프로그램에서 이런 시청률이 나온 것은 극히 드물다. 더구나 JTBC는 종합편성 채널이다. 이러한 성공이 방송사의 기획과 홍보의 뒷받침도 있겠지만 결정적인 것은 시청자 즉 국민의 뜨거운 관심이다. 우리는 대선후보가 어떤 사람들인지, 그리고 지금과 향후의 정국이 궁금한 것이다. 권위에만 의존하지 않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계속 JTBC를 비롯한 방송이 정치토론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물론 연초에 기자간담회에서 "그 때도 이렇게 설명을 했지 않았어요. 청와대에서 나름대로 했는데, 그것을 그냥 어떻게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고, 계속 그냥 그때 무슨 일이 있었다 하는 것으로 계속 나아가니까 이게 설명하고 그런 것이 하나도 의미가 없이 된 것으로 기억이 돼요." 라고 한 현 대통령과 같은 인물을 걸러내는 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책방향과 정권 인수 계획에까지 나아가야 한다.
방송토론이 이뤄지면 과거와 같이 재미없는, 콘텐츠 없는 정치인이 살아남을 기회는 없다. 네티즌들이 실시간으로 토론 중인 유력 정치인의 콘텐츠를 검색하고 검증할 것이기 때문에 눙치고 넘어갈 수도, 상황에 따라 다른 말을 할 수도 없다. 토론의 내용은 대선 공약집보다 효과적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정권에 걸쳐 대선과 그 후 집권과정을 보면 당선자조차 자기가 후보시절 내놓은 공약집의 내용을 모르는듯하다. 오히려 방송에서 밝힌 내용은 차후 생생하게 따질 수 있고, 토론을 통해 그 맥락이 분명해지기 때문에 공약보다 훨씬 실제 구속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방송인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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