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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디클]'폭력과 평화'프레임에 갇힌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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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투쟁대회'가 공권력과 시위대 간의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된 후 온라인에선 이번 집회의 의의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우리도 평화시위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평화시위 자체에 집중한 나머지 집회의 본래목적이 불분명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집회를 긍정적으로 보는 측에선 "'집회=폭력'라는 꼬리표를 떼고 평화적이라고 기록될 만한 집회였다"며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정부를 향해 보여준 민주적인 국민의식"이라고 평했다. 시위대가 절제된 모습으로 경찰과 충돌하지 않고 차분히 목소리를 내 한 단계 성숙한 시위문화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또 1차 집회 때는 일부 과격 시위자들로 인해 벌어졌던 폭력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이번 평화집회로 인해 집회의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수확이라는 평가다. 앞으로 더 많은 국민들이 집회목적에 공감할 것이고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질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도 조심스레 나왔다.

반면 이번 집회는 정부여당의 '폭력시위' 프레임에 갇혀 '평화시위' 그 자체에 모든 이목이 쏠리는 바람에 애초에 전하려고 했던 목적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눈에 띄었다.

일부 네티즌은 "결국 지난 1차 집회가 정부여당과 보수언론들이 규정한 '폭력집회'였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정부의 말을 잘 듣는 모습을 보여준 것일 뿐 집회를 통해 전하려고 한 메시지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묵살됐다"고 꼬집었다. 한 네티즌은 "평화시위도 좋지만 정부의 의도대로 따라주면서 착하게 목소리만 내는 것이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자조 섞인 불만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평화집회를 계기로 1차 집회 당시 폭력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대한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보수언론의 보도를 빌어 이번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하지 않은데 있다며 집회 참가자들이 준법을 지킨다면 평화시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경찰이 처음부터 차벽과 물대포를 준비 하지 않았고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네티즌들도 있었다. 공권력이 집회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폭력시위가 될지 평화시위가 될지 결정된다는 것을 이번 집회가 보여줬다는 것이다.

3차 민중총궐기대회는 오는 19일 예정돼 있다. 앞서 두 차례의 집회가 양 극단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3차 대규모 집회에서는 더 이상 폭력과 평화 프레임에 갇히지 않은 국민의 목소리가 광화문에 울려 퍼지길 기대해본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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