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테러 징후가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이슬람권 출신 입국자들의 신상을 파악하고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강력한 대테러 규정을 발표하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영화관이나 놀이동산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게 겁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테러에 대한 공포를 내비치며 문제 소지가 있는 외국인을 추방해야 한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까지 나왔다.
문제는 무작정 확산되는 공포가 테러 가능성에 대한 갑론을박에 앞서 이슬람 포비아(공포증)나 다문화에 대한 거부감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태원 등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은 파리 테러 후 한국인들의 거부감, 더 나아가 적개심을 느끼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인터넷에도 "다문화에 반대한다", "이슬람 사원을 철거해야 한다" 등 극단적인 주장들이 넘치고 있다.
IS와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무슬림에 대해 차별과 편견의 마음을 갖는 것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분쟁과 극단적인 생각들을 낳을 수 있다. 어쩌면 IS가 노리는 것은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극단주의자들을 양산할 수 있는 차별을 심는 것일지 모른다. 파리 시민들은 테러에도 "나는 테라스에 있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다. 테러의 위협을 이기는 힘은 공포가 아니라 일상을 유지하는 데서 나온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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