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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아침]23년 동안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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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1992년 오늘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이른바 ‘수요집회’가 시작된 날입니다. 당시 미야자와 전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시작된 수요집회는 지금까지 무려 23년에 걸쳐 1160번이나 계속 됐습니다.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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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크게 정진할 때 1080배 절을 하는데 수요집회는 그 횟수를 훌쩍 넘었습니다. 대명천지에 무슨 사연이 있어 그리도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이 외쳐왔건만 아직도 시비를 가리지 못하는 것일까요. 왜 안타까운 목소리만 여전히 허공에 맴돌고 있는 것일까요. 너무나 크고 아픈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서 직접 참여하고 있는데도 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일까요.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할머니 239명 중 현재 생존자는 55명(국내 50명 해외 5명)에 불과합니다. 역사의 증인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는 얘깁니다. 안타깝고 초조한 일입니다.

그런데 일본이야 워낙 후안무치(厚顔無恥)해 할머니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칩시다. 그러면 과연 우리 정부는 무엇하고 있는 것일까요. 일본의 주장대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상에 따라 한국정부가 가져간 돈에 위안부 피해 보상금도 포함돼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일까요.

물론 우리 정부가 국제 역학관계 속에서 주판알을 튕기고 눈치를 봐야 할 수 있습니다. 국제관계란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죠. 또 어쩌면 우리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국제문제에 있어 다른 카드로 사용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07년 2월 15일 미 의회에서 위안부 청문회가 열렸을 때 할머니들은 잠시 기대했었습니다. 당시 아베 총리는 “개인으로서 연민의 정을 느낀다”며 사과하기도 했죠.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악수하고는 끝이었지 않았습니까. 부시가 사과를 받아들일 자격이 있기나 한지요.

위안부 할머니들의 외침이 국제 관계속에 하나의 카드로 놓여진다면 그들은 또 한 번 피해를 당하는 것이 됩니다.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연약한 개인의 이해가 때로는 너무도 무참히 짓밟히는 사례를 봐 왔습니다. 답답한 마음입니다.

게다가 일본은 갈수록 우경화로 치닫고 있습니다. 진정 어린 사과나 배상은커녕 “강제성이 없었다”라며 사실 자체를 왜곡 하고 있습니다.

해결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오늘도 차가운 겨울날씨에 할머니들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 한일협정이 맺어진지 5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일본은 이웃나라 먼나라 입니다.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itbri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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