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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남발하는 허위 보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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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면죄부를 주자 유럽도 91개 은행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은행권 문제를 덮었고 중국도 같은 행동에 나설 생각이다.
테스트 기준이 어떻든간에 이러한 테스트를 실시하는 목적은 시장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함이다.

그리스 부채 문제를 시작으로 유럽 국가부도 위기가 도래하고 유럽채권을 다량 보유한 유럽권 은행권에 대해 불신이 높아졌지만 스트레스 테스트 한방으로 모든 불안을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중국 정부 또한 이같은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지방정부의 부실대출 문제 등으로 인해 불거지고 있는 중국 은행권 건전성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시도를 펼칠 생각이다.

정부가 나서서 하는 일의 결론은 이미 정해진 상태다. 불안감을 확인시키거나 증폭시키기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 게 아니고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하는 것이니만큼 성적표를 만들어놓고 시험을 보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이런 조치들이 안정책으로 힘을 발휘한다. 이미 증시에 자금이 몰린 상태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즐기고 있고, 추가적인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심안정과 주가상승'의 선순환 구도를 누구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자문사랩 영향으로 불타 오르고 있는 코스피가 연고점을 넘어선 뒤 싱가포르, 인도, 독일 증시도 연고점 경신 행진에 합류했다.
펀더멘털이 어떻든, 실적이 어떻든, 향후 경기 전망이 어떻든 일단은 좋은 쪽으로 해석되는 것이 현재의 분위기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못하고, 버블은 결국 붕괴를 초래하게 마련이다.
조정받을 시점에서조차 조정을 받지 못할 정도로 증시가 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설사 더 뻗어나가더라도 상승세에 신뢰를 부여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등산에서도 때론 계곡을 지나는 기나긴 내리막의 과정을 겪게 마련이다. 위만 보면서 일방적으로 올라가서는 길이 끊어지고 낭떠러지와 맞닥뜨리게 된다.

미국, 유럽. 중국의 은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스트레스 테스트 보증서로 확인되고, 오는 10일 FOMC에서 추가부양쪽으로 정책을 잡게되면 증시는 또 한번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07년과 비교해 뭐가 달라졌는지 약간의 머리를 쓸 필요가 있다.
당시만큼 증시에 돈이 몰리진 않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꺼지고 있다. 변동성은 엄청나게 커졌고 외환, 채권, 상품 시장의 모습도 안정적이지 않다.

주가가 서브프라임 이전 수준을 회복한다고 해도 금리는 제로이며 Fed 대차대조표의 자산규모는 3조달러에 가깝다.
그리스 신용등급은 정크로 떨어졌고 유럽은행에 대한 ECB의 보증규모도 1조유로를 넘는다.

일본에 이어 미국도 디플레 국면으로 돌입하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중국이 혼자 엔진을 가동하고 있지만 글로벌 성장을 이끌만큼 강력한 파워는 아니다. 오히려 부동산 개발 신화로 일뤄낸 중국 성장시스템이 깨질 위험에 처해있다.

스트레스 테스트의 면죄부. 또는 국가 보증서.
가까운 미래에 이것이 허위임이 드러나면 회계장부를 조작했던 엔론, 서브프라임이라는 가공할만한 모기지 상품을 만들어냈던 투자은행에 이어 경기침체를 면하려고 거짓 보증서를 남발한 국가정부가 혐의를 받게 될 일이다.

투자은행의 여파가 엔론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컸다. 국가가 저지르고 있는 이 여파는 아마도 역사상 어떤 것보다도 클 것이다.



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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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문 기자 j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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