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전당대회에서 떠오른 이 젊은 여걸은 아마 여러 번에 걸쳐 당ㆍ정의 직책을 맡으며 몸값을 올려갈 것이다. 흥행이 필요한 미디어 정치가 그녀를 자주 찾을 수밖에 없다. 알려진 대로 정치인 이전에 지체장애를 가진 자녀의 어머니라서 더 당차고 돋보일 수도 있다.
자력으로 집권여당의 최고위원 서열 3위에 오른 후 "겸손한 자세로 당의 화합과 대한민국의 화합을 위해 통 큰 정치, 넉넉한 정치를 하겠다"고 한 소감. 그 말 가운데 조금은 앞서 나간 듯한 '대한민국의 화합'이란 단어를 곱씹어 본다. 그게 '통 큰 정치'와 한 세트가 되면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말로 확대 해석된다. 판사 출신의 3선 의원에 40대 맞벌이 여성. 그 자체만으로도 당당한 아이콘이다.
특히 안상수 대표가 주장한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서 그녀는 "화합의 상징으로 의미는 있겠지만 지금 이 시기에 성사될 수 있는지는 상당한 의문"이라며 첫 인터뷰에서부터 자기 목소리를 선명하게 내보인 것도 사뭇 의미심장하다.
당선 일성으로 '친이도 친박도 없다'고 힘주었던 선언은 결국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염두에 둔 친박을 향해 분권형 개헌에 동참하라는 메시지였다. 당장 수습해야 할 정치적 쟁점을 무시하고 개헌문제부터 들고 나왔다. 아무래도 시기적으로 또 역학관계상 이 여름을 친박의 체력이 가장 약해진 계절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분권형 개헌안은 여론에서 불리하고 친박이 동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볼 때, 또 하나의 변형된 세종시 수정안 신세가 돼 한동안 정국을 긴장시킬 가능성이 크다. 단지 일부 야당의 동조를 얻을 수 있다는 정치적 꼼수차원에서 시작하는 거사라면 어떤 식으로 포장되든 간에 정치적 뒷거래로 평가될 것이다.
집권 후반기의 날씨가 좋다는 보장이 없다.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공약한 정권이 그 능력을 과신해 정치에서 무리수를 두면 애써 구축한 경제적 성과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자주 교체되는 일본의 내각제에서 보듯이 국민적 지지기반이 확고해야만 뭔가를 도모할 수 있다.
20%대 지지기반의 당 대표로서, 쟁점을 만드는 당보다 갈등을 봉합하는 당으로 평가받을 때가 됐다. 목전에 7ㆍ28 재보궐선거도 있고 11월의 주요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도 기다린다. 새 지도부를 상징하는 두 얼굴이 정치력을 검증받을 호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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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 시사평론가 pdi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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