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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성공은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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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 '오마하의 현인(the Oracle of Omaha)' 그를 현인이라고 지칭하는 데 감히 반기를 들 사람이 있을까. 주식투자 하나로 전세계 1~2위를 다투는 자산을 이뤘고, 1976년부터 2006년까지 연율 25%에 이르는 수익률을 올렸다.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별칭이 과분하지 않은 이유다.

반세기 넘게 워런 버핏은 투자자들의 정신적 지주였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그와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점심 한 끼를 함께 하는 데 20억원을 기꺼이 내놓는 투자자가 있고,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 시즌이면 뉴욕에서 오마하까지 항공료가 파리행보다 높게 뛴다.
올해로 팔순을 맞은 대가는 변함없이 건재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지켜내기에는 버거운 듯 숨 가쁜 호흡이 수익률 추이에서 묻어난다. 버크셔가 밝힌 1965~1969년 자산가치 상승률은 연평균 18.1%였다. 1970년대 23.3%로 오른 버크셔의 자산가치 상승률은 1980년대 29.5%로 절정을 맞았고, 1990년대 25.3%로 월가의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새천년 첫 10년간 자산가치는 연평균 8.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간 40%를 웃도는 수익률도 1980년대 세 차례에서 1990년대 두 차례로 감소했고, 2000년 이후에는 전무했다.

배당을 포함한 S&P500 수익률과 비교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 보인다. 1980년대까지 벤치마크를 연평균 11~15% 앞질렀던 자산가치 상승률은 90년대 6.3%로 떨어졌고, 2000~2009년 역시 7.6%에 그쳤다.
벤치마크를 6~7% 아웃퍼폼한 수익률을 손가락질 할 수는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매년 20%를 웃돌았던 경이로운 수익률이 2000년들어 3분의 1토막이 났고, 실적 둔화는 버크셔의 외형 확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버핏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는 덩치 큰 자산이 족쇄가 된다는 말로 투자의 어려움을 내비쳤고, 투자자금이 100만달러를 넘지 않으면 연 50%의 수익률도 거뜬하다며 호언장담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중소형 종목을 매입해 고수익을 올리기에 버크셔는 너무 거대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버크셔의 주요 투자 종목은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 프록터앤갬블(P&G), 엑슨모빌 등 대부분 누구나 알만한 대형주다. 시장의 우매한 군중이 알아보지 못한 진주를 먼저 발굴, 제값을 받을 때까지 보유했다가 차익을 실현한다는 가치투자의 개념과는 어울리지 않는 종목이다.

버핏을 살아있는 전설의 반열에 올린 가치투자는 이제 그를 가치투자의 세계에서 밀어내고 있다. 성공의 재앙이라는 아이러니가 버핏에게서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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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기자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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