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넘게 워런 버핏은 투자자들의 정신적 지주였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그와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점심 한 끼를 함께 하는 데 20억원을 기꺼이 내놓는 투자자가 있고,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 시즌이면 뉴욕에서 오마하까지 항공료가 파리행보다 높게 뛴다.
연간 40%를 웃도는 수익률도 1980년대 세 차례에서 1990년대 두 차례로 감소했고, 2000년 이후에는 전무했다.
배당을 포함한 S&P500 수익률과 비교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 보인다. 1980년대까지 벤치마크를 연평균 11~15% 앞질렀던 자산가치 상승률은 90년대 6.3%로 떨어졌고, 2000~2009년 역시 7.6%에 그쳤다.
버핏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는 덩치 큰 자산이 족쇄가 된다는 말로 투자의 어려움을 내비쳤고, 투자자금이 100만달러를 넘지 않으면 연 50%의 수익률도 거뜬하다며 호언장담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중소형 종목을 매입해 고수익을 올리기에 버크셔는 너무 거대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버크셔의 주요 투자 종목은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 프록터앤갬블(P&G), 엑슨모빌 등 대부분 누구나 알만한 대형주다. 시장의 우매한 군중이 알아보지 못한 진주를 먼저 발굴, 제값을 받을 때까지 보유했다가 차익을 실현한다는 가치투자의 개념과는 어울리지 않는 종목이다.
버핏을 살아있는 전설의 반열에 올린 가치투자는 이제 그를 가치투자의 세계에서 밀어내고 있다. 성공의 재앙이라는 아이러니가 버핏에게서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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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기자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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