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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세계경제 더블딥, 출구전략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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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모든 '히든 카드'를 동원해 불황에 맞선 결과다.

이 시점에서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3가지 질문을 던졌다.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 것인가’, ‘경기회복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 것인가’, ‘경기가 다시 나빠질 가능성은 없을까’하는 것이 바로 그것.
결론적으로 루비니 교수는 약한 U자형으로 경기회복이 이뤄진 뒤 다시 나빠지는 W자형 ‘더블 딥(double-dip)’로 발전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그가 늘 펼치던 주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는 점에서 새로울 것이 없지만 출구전략의 시행과 상관없이 경기침체로 빠져들 것이라는 주장은 정책자들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경기회복은 언제?=루비니 교수는 다른 경제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올해 하반기 글로벌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접어들 것에 동의했다.

루비니 교수는 그러나 권역별로 경기회복 속도의 차이가 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로존 국가의 경기침체는 올해 말까지도 완벽하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기회복의 어린 싹(green shoot)이 잡초들(weeds)과 섞여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호주,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일부 선진국과 중국, 브라질 등 대부분 이머징 국가들의 회복은 이미 시작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어떤 형태로?=루비니는 이어서 침체탈출이 급격한 경기회복을 의미하는 ‘V자형’, 혹은 몇 분기 동안의 급격한 성장 이후 수년간 추세 이하(below trend)의 저성장이 이어지는 ‘U자형’으로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논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전문가들이 ‘V형’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자신은 약한 U자형 경제회복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몇 가지 근거를 들었다.

실업률이 그 첫 번째 근거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실업률은 내년도 10%를 웃돌 전망이다. 이는 당장 소비수요와 은행 실적 등에 있어 나쁜 소식일 뿐 아니라 노동 생산력을 저해시킨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경제에 치명적이다.

두 번째로 이번 위기는 단순한 유동성 위기가 아닌 지급여력의 위기라는 점. 은행권 손실은 아직까지 사회화(socialised) 돼 정부 장부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디레버리지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 주장이다.

높은 디폴트리스크와 부채 등으로 인한 기업들의 낮은 수익성도 문제다. 루비니 교수는 이 밖에도 재정적자, 금융권 부실 등을 이유로 급격한 V자 회복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출구전략의 딜레마=루비니 교수는 나아가 경기 회복 뒤 다시 침체기로 접어드는 ‘더블 딥’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특히 출구전략의 시행여부와 관계없이 경기침체가 야기되는 ‘출구전략의 딜레마’에 대해 언급했다.

루비니는 “만약 정부가 경기부양책에 따른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세금을 인상하고 정부 지출을 삭감, 유동성공급을 축소할 경우 경기회복에 저해돼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날 스태그디플레이션(stag-deflation)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반대로 재정적자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시장의 인플레이션 전망을 키워 채권 가격 폭락을 유발, 결국 정부의 채권조달비용이 증가해 장기적으로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합쳐진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제 상품가격의 폭등 우려도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45달러를 돌파하자 원유 수입국 경제와 글로벌 무역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투기 수요로 유가가 다시 100달러 선으로 치솟아 오을 경우 글로벌 경제는 더 이상 이를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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