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광장]자율운항선박의 시대가 온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엄기두 해양수산부 차관

[광장]자율운항선박의 시대가 온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주말 오후 세종시 호수공원에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시범운영이기는 하지만 인근 피자가게에서 갓구운 피자를 드론으로 배달해 준다. 하늘에 드론이 있다면 땅에는 자율운행 관광셔틀이 세종시 호수공원과 중앙공원 사이를 오가며 실증 운행 중에 있다. 바야흐로 사람이 직접 조종할 필요가 없는 자율이동 시스템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늘과 땅에서처럼 바다에서도 해상운송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선원 없이 스스로 항해할 수 있는 자율운항선박이 바로 그것이다. 자율운항선박은 주변 선박 및 도서나 암초와 같은 해상 장애물의 위치 정보, 파고의 높이, 해류의 움직임 등과 같은 기상상황, 태풍 등의 돌발적 변수 등을 고려해 최적경로를 탐색한다. 따라서 해양사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적과실로 인한 사고를 줄일 수 있고, 선박 운용면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반의 최적 유지보수와 선박점검을 통해 선박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스마트 항만과의 연계를 통해 항만에 배를 안전하게 접안하는 일련의 과정이 자동화되고, 화물을 싣고 내리는 과정도 빠르고 정확해진다. 장기적으로 제어와 관제가 용이한 전기추진 시스템이 자율운항선박의 주동력이 될 것이므로 우리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앞당기는 데도 일조할 수 있다.

해상교통의 판도를 바꿀 자율운항선박의 등장에 세계 각국은 주도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무한경쟁 중이다. 영국 롤스로이스는 2017년 세계 최초로 선박 원격조정 시범운항에 성공했고, 원격조정조차 필요 없는 완전 무인 자율운항선박을 2030년까지 개발하겠다고 천명했다. 노르웨이의 콩스버그는 야라인터내셔널과 함께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대양을 운항하는 완전 무인 자율운항선박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야라는 2022년 진수를 목표로 120TEU급의 연근해용 자율운항 컨테이너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선사인 NYK는 2019년 자율운항 기능을 가진 선박을 시험 운항하고 2023년 이후부터 실제 노선에 투입해 운용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2030년까지 스마트 선박 세계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2019년 11월 ‘해양수산 스마트화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2020년 6월에는 산업부와 함께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단’을 출범시키는 등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약 1600억원을 투입해 지능형항로 의사결정 기능을 가진 자율운항시스템을 개발하고, 2024년에는 ‘울산 자율운항선박 시운전센터’에서 우리 기술로 만든 자율운항선박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부는 자율운항선박의 실제 운항이 원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제도 정비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현재 국제해사기구(IMO) 차원에서 자율운항선박과 관련된 여러 기준과 제도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선제적으로 ‘자율운항선박 규제혁신 로드맵’도 마련한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핵심 기술이 집약된 자율운항선박의 등장과 그에 따른 해운·항만물류 생태계의 혁신적 변화는 이미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선박에 탑재되는 주요 제품들이 지능형 자동화 플랫폼과 융합되고, 시스템 수준의 통합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항만 서비스, 해상 보안·통신, 무인 유지보수 시스템 등 수많은 분야에서 자율운항선박과 관련된 시장이 새롭게 창출된다. 4차 산업혁명이 이끄는 변화 속에서 자율운항 선박의 등장이 우리나라가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엄기두 해양수산부 차관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