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크루즈선 한국인 탑승자 "국내 이송 본격 논의, 희망자 있어"(종합)

한국인 14명 탑승…"추가로 이송 희망자 파악, 일본 정부와 협의"
일본 정부 19일부터 음성 판정자 한해 순차적 하선 계획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병함에 따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하고 있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하고 있는 한국인들을 국내로 이송하는 계획을 정부가 본격 논의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 탑승객 전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 음성 판정자에 한해 19일부터 순차적으로 하선시킬 계획이다.

16일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오늘 확대 중수본 회의에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선내 우리 국민의 국내 이송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정부는 19일 이전에라도 일본 당국의 조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우리 국민 중 귀국 희망자가 있다면 국내 이송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크루즈선에 탑승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 의사를 우선 파악한 후 일본 정부와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선내 우리 국민의 의사를 정확히 파악한 후 일본 정부와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귀국 여부와 관계 없이 크루즈선 내에 계신 우리 국민을 위해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상시 연락과 편의제공 등 영사조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요코하마 총영사관을 통해 사전 조사 결과 국내 이송을 희망하는 한국인 탑승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은 승객 9명과 승무원 5명 등 14명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승객 9명 중 8명, 한국인 승무원 중 3명은 주로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구체적으로 (국내 이송 희망자가) 몇 분인지 말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 "탑승한 한국인 승객과 승무원 전부 14분인데 거의 매일 연락을 유지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고 있고 그런 과정을 통해 국내 이송 희망 의사를 밝힌 분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크루즈선 탑승자들의 국내 이송 의사 등을 추가로 확인해 구체적인 이송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조 차관은 "귀국 의사를 밝힌 한국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다 정확한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 연락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일 이전에라도 국내 이송을 희망하는 분들에 대한 구체적인 이송 방안에 대해서는 몇 분이 그 대상이 될지 이런 내용들을 더 구체적으로 확인, 그 상황에 맞춰 구체적으로 어떤 국내 이송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지 추이를 봐가며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승객과 승무원 등 총 3700명이 탑승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피린세스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기준 탑승자 중 355명의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 환자는 확인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에 크루즈선을 포함한 일본 내 전체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408명으로 늘었다.

크루즈선에 탑승한 자국민의 수가 380여명에 달하는 미국은 이르면 전세기 두 대를 동원해 이송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헨리 워크 국장은 이 크루즈선에 타고 있는 미국인 380여명과 가족을 태울 비행기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이 일본의 방역체계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역시 자국인 15명을 즉시 하선시켜 다른 장소로 이동시켜 달라고 일본 외무성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일에는 한국인 탑승자 14명에게 한국 정부와 재일동포들이 마련한 생필품이 전달됐다. 정부 차원에서 준비한 물품이 한국인 승선자들에게 제공된 것은 지난 3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요코하마항에 들어와 검역을 받기 시작한 이후로 2번째, 재일동포가 마련한 생필품이 전달된 것은 처음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