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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홋줄 사망사고 '인재'로 결론…함장 등 5명 징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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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휘자, 홋줄 강도 과신해 무리한 운용
홋줄 꺾이는 각도, 마찰 등 때문에 끊어져
함장, 현장 지휘자 등 5명 징계 예정

청해부대 밧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의 영결식이 엄수된 지난 5월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동료 해군이 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해부대 밧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의 영결식이 엄수된 지난 5월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동료 해군이 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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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지난 5월24일 청해부대 28진 최영함 입항 과정에서 발생한 '홋줄 사고'는 무리한 장비 운용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전 예방조치와 사고 후 응급처치 과정에서도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 사실상 '인재'로 결론난 셈이다. 이에 따라 군은 함장 등 5명을 징계하기로 했다.


해군은 18일 '최영함 안전사고 민군 합동사고조사' 결과를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주관으로 끊어진 홋줄과 다른 홋줄에 대해 성분 및 장력 검사를 한 결과 모두 정상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즉 홋줄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현장 지휘자와 작업자가 홋줄 인장 강도를 과신해 무리하게 윈드라스(양묘기)로 당기면서 홋줄이 끊어졌다.


해군에 따르면 끊어진 홋줄은 60t 정도의 장력을 버틸 수 있다. 윈드라스의 힘은 약 25t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윈드라스로 감는 과정에서 홋줄이 끊어지는 경우는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엔 홋줄이 꺾이는 각도와 마찰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해군은 끊어진 홋줄은 이른바 함정구조물인 '초크'를 지날 때 꺾이는 각도에 따라 최대 2배 정도의 과부하가 걸리며 이 '초크'와 마찰로 생기는 열변형 손상, 초크의 거친면 등으로 인해 인장강도가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대한민국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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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은 이번 사고 조사를 통해 당시 ▲홋줄 끊어짐에 대비한 안전구역 대피 미흡 ▲안전모ㆍ구명의 등 안전 장구 미착용 ▲입항 인원 배치의 적절성 미흡 ▲예방조치 미흡(기타 입항 요원에 대해 유의사항만 전달) 등의 문제점도 발견했다.

사고 직후 응급처치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학과 군의관이 사고발생 후 현장에 도착해 응급처치하고 후송하기까지는 절차에 따라 실시됐다. 하지만 군의관 도착 전까지 현장 응급처치 요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실시되지 않았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같은 사고가 생길 때를 대비해 함수 쪽에 군의관이 오기 전에 응급조치를 할 인력이 지정돼 있다"며 "이들이 사고 직후 인공호흡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해군은 앞으로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홋줄 운용요원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현장 감독을 강화하고 위험구역을 설정해서 운영하기로 했다.


또 행사 때라도 함정 입출항시 안전장구 착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그동안은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땐 입출항시라도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았다.


해군 관계자는 "사고가 난 날 (장병들은) 정복을 입었기 때문에 안전모 대신 정모를 쓰고 있었다"며 "함장 재량권으로 그렇게 한 건데, 앞으로는 지휘관의 재량권과 관계없이 무조건 안전모를 착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히 해군은 안정성이 향상된 재질의 홋줄 조달도 추진하기로 했다. 군에 따르면 미 해군은 230~240t의 장력을 견딜 수 있는 '아라미드' 홋줄을 사용한다.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홋줄보다 4배 이상 강하다.


해군 관계자는 "미국은 아라미드 홋줄을 쓰고 난 이후부터 사고 안나고 있다"며 "우리 군도 관련 기관과 협조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대형함부터 홋줄을 교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해군은 홋줄 교환에 매년 16억 정도의 예산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라미드 홋줄로 교체할 경우 5배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들 전망이다.

끊어진 홋줄 (사진=대한민국 해군)

끊어진 홋줄 (사진=대한민국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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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해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해군 함장과 현장 지휘자 등을 포함해 관련자 5명을 징계 조치할 예정이다. 해군은 "더 이상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전 함정 요원에 대한 기본교육을 강화하고 직무수행에 대한 현장 점검과 확인을 철저히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5월24일 오전 10시15분경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서 열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중 홋줄이 끊어져 병사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최종근(22) 병장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장병들은 소말리아ㆍ아덴만 해역에서 6개월간에 걸친 해적 퇴치와 선박호송 임무를 완수하고 막 고국으로 복귀한 길이었다. 해군은 최 병장을 하사로 1계급 추서하고 순직 처리했다. 해군 관계자는 "최종근 하사에 대해서는 훈장추서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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