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퇴직 등 제외 경력 평균 20년
엘리트 판사 255명, 절반 달해
'핵심 인력 유출 심각' 우려
양승태 前대법원장 6년간 350명
김명수 시절 419명 퇴직자 증가
497명 87%는 변호사 개업
2017년 9월부터 2025년 2월까지 7년 6개월 동안 571명(정년 퇴직자 등 제외)의 판사가 법원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80여 명의 법관이 사직한 셈이다. 이들의 경력은 평균 20년이다. 특히 고법판사나 대법원 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심의관 등 법원 내 '엘리트'로 불렸던 판사들이 255명에 달했다. 퇴직자의 절반가량(45%)이다. "법원의 핵심 인력 유출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옴에 따라 법률신문은 해당 기간 법원을 떠난 판사 571명을 전수조사 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6년 동안은 모두 350명의 판사가 퇴직했다. 연평균 58명이 법원에서 나간 것이다. 그러다 2017년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부임하고 나서 퇴직자 수가 증가했다. 6년 동안 모두 419명의 판사가 친정을 떠났다. 연평균 70명에 달했다(대법관·정년 퇴직자·전담법관 등 제외).
사법행정자문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판사 사직자 수는 50~60명대를 유지하다가 2021년부터 70~90명대로 대폭 늘었다. 사직 시점의 평균 연령도 50대 초반으로 나타났다. △2018년 66명(49.6세) △2019년 53명(51.3세) △2020년 68명(47.9세) △2021년 89명(50.4세) △2022년 85명(50.4세) △2023년 78명(53세) △2024년 92명(51.5세)으로 집계됐다.
2022년 이후에는 정년 퇴직 인원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동시에 정년을 채우지 않고 중도 사직하는 비율도 월등히 높았다. △2018년 97%(64명) △2019년 88.7%(47명) △2020년 95.6%(65명) △2021년 100%(89명) △2022년 92.9%(79명) △2023년 87.2%(68명) △2024년 85.9%(79명)로 해마다 중도 사직자가 80~90%에 달했다.
2018년부터 중도 사직한 판사 중 60세 미만은 459명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62명 △2019년 43명 △2020년 63명 △2021년 80명 △2022년 76명 △2023년 60명 △2024년 75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퇴직 판사 전수 조사에서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관에 임명된 법관, 전담 법관, 별세 법관, 감사원장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등에 임명된 법관은 제외했다. 정년 퇴직자도 제외했다. 2024~2025년 조사는 정기 인사 퇴직자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김·장 79명, 광장 27명 판사 영입
법원을 떠난 571명 가운데 497명(87%)은 퇴직 후 곧장 변호사로 개업했다. 변호사로 개업한 퇴직 판사의 다수는 대형 로펌으로 갔다. 김·장 법률사무소를 비롯해 법무법인 광장, 태평양, 율촌, 세종, 화우, 지평, 바른, 대륙아주, 동인 등 10개 대형 로펌에 합류한 판사는 229명으로 나타났다. 기업 법무실에 취업한 판사는 5명이었고, 로스쿨 교수 등 학계로 이동한 법관은 31명으로 나타났다. 퇴직한 571명의 퇴직 당시 평균 나이는 51.22세였다.
퇴직한 판사 중 15.8%(79명)가 김·장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자 10명 중 1명 이상이 김·장으로 옮긴 셈이다. 김·장은 매년 10명 안팎의 법관 출신 변호사를 영입했다. 다수의 판사도 법원을 떠날 결심을 하면 김·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한다. 김·장이 사용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건물 중 하나는 주로 판사 출신 변호사들이 근무하는데, 법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라고 한다. 다음으로 광장으로 27명의 판사가 이동했다. 이어 법무법인 세종으로 21명, 태평양으로 20명의 판사가 이동했다. 화우는 17명, 동인은 16명, 율촌과 바른은 15명, 대륙아주는 12명, 지평도 10명의 퇴직 판사를 영입했다.
박수연·한수현·안현·박수현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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