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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기울어진 부동산]③악성 미분양 급증한 지방…불 꺼진 아파트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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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대구 수성구의 ‘만촌 자이르네’는 5가구 중 4가구가 빈집이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입지에 607가구 규모의 큰 단지지만 주변 아파트값이 급락하면서 준공 후에도 미분양 상태다. 급기야 사업자는 분양가를 2억~3억원가량 낮췄지만. 여전히 집을 계약하려는 이가 없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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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신규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는 ‘빈집’

미분양 공포가 지방 주택시장의 숨통을 옥죄고 있다. 올 2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438가구. 이 중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은 8554가구로 11.3%를 차지한다. 수치만 놓고 보면 심각해 보이지 않지만, 문제는 증가세다.


악성 미분양은 지난 2월에만 13.4%(1008가구) 증가했다. 한 달 사이 1000가구 이상 증가한 것은 2020년 6월 이후 32개월 만이다. 특히 악성 미분양이 지방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큰 문제다. 전국 악성 미분양 중 7071가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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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미분양뿐 아니라 입주율도 저조하다. 3월 말 기준 아파트 입주율이 6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구·부산·경상권 60.1%, 강원권 60.0%, 대전·충청권 64%, 광주·전라권 64.2%, 제주권 68.3%를 기록 중이다. 즉, 지방 신규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가 빈집인 셈이다. 반면 서울(76.2%)과 인천·경기권(72.3%)은 70%대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입주율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주택거래 회복 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1·3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로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거래량이 늘고, 집값 하락 폭도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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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328건으로 전년 동기(3345건) 거래량을 넘어섰고, 아파트값도 5주 연속 하락 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미입주 원인 중 기존 주택매매 지연이 44.4%로 절반에 달하는 만큼 거래가 다소 살아난 수도권과 그렇지 않은 지방간 입주율도 차이를 보인다.

지방 중소 건설사 1분기에만 551개 폐업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 중소 건설사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 증가→악성 미분양 증가→유동성 위기→부도 사태’로 이어진다. 특히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중견업체들의 경우 미분양 털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업계가 처한 현실은 비관적이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폐업한 종합·전문건설업체는 926개(철회 19개 제외)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0곳 넘게 폐업한 셈이다.


이는 전년 동기 796개(철회 13개 제외) 14.0% 증가한 수준이며, 지난 2014년에 기록한 1208개 이후 최대치다.

폐업은 지방에 집중됐다. 1분기에 폐업 신고를 한 서울 소재 건설사는 118개로 전체 폐업 건설사의 12.7% 수준이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소재 폐업 건설사는 257개(경기 211, 인천 46)로 27.7% 비중을, 나머지는 551개(59.5%)는 지방 소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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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건설사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는 자금시장 경색,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꼽힌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자 건설사들의 유동성에 큰 문제가 생겼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인상과 분양 시장 위축은 수익성 감소를 불러왔다.


대형 건설사는 자체 보유한 현금으로 버텼지만, 중소 건설사는 버티질 못했다. 특히 중소 건설사 대부분이 지방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한 까닭에 지방 중소건설사 폐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방 중소 건설사의 16.7%가 연 수입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추정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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