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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슈머의 역습]제품 생산부터 단종까지 좌우…진화하는 '프로슈머'

최종수정 2019.08.19 10:08 기사입력 2019.08.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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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지식으로 생산에 참여
주부평가단·모디슈머 활약
유튜브 크리에이터 1만명 달해

똑똑한 소비자, 이른바 '스마슈머(Smart+Consumer)'의 등장으로 유통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충분한 정보력을 갖춘 소비자가 가격과 제품의 질이라는 실용적인 소비에 나서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통 장벽이 무너졌다. 유통기업들은 경쟁사보다 10원이라도 더 싸게 팔고 더 빨리 배송하기 위한 치열한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또 재미와 건강ㆍ문화생활 등 부수적인 효과까지 한꺼번에 누리려는 스마슈머에 맞춰 '똘똘한 매장'들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아무리 제품력이 좋아도 자신들의 정서에 어긋나면 곧바로 불매운동을 벌인다. 아오리라멘, 임블리, 아사히맥주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이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아시아경제는 스마슈머를 통해 바뀌고 있는 소비시장을 총 4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스마슈머의 역습]제품 생산부터 단종까지 좌우…진화하는 '프로슈머'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980년 저서 '제3의 물결'을 통해 21세기 산업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프로슈머(Producer+Consumer)'의 등장을 꼽았다. 말 그대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엄격한 구분이 사라지는 현상을 예견한 것이다. 그의 예언은 정확히 현실이 됐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직접 생산에 참여하고 단종에 관여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일 무역갈등을 계기로 일본산 제품 관련 불매 열기가 뜨거워지며 유통업계가 논란 대상이 된 제품들에 대대적 변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일본에서 완제품 형태로 수입해온 '스타벅스 오리가미 베란다 블렌드'와 '비아 말차' 등의 제품 발주량을 줄이거나, 아예 잠정 중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즉석밥 브랜드 '햇반'에 들어가는 일본산 '미강 추출물'을 국산으로 교체했다. 오뚜기와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도 일본산 원재료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상 청정원 홈페이지에서는 '청정원 프렌즈'들을 대상으로 제품 개발과 개선 관련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 홈페이지에서는 '청정원 프렌즈'들을 대상으로 제품 개발과 개선 관련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다.


1인 미디어 등의 파워가 막강해지며 소비자가 직접 제품 생산 주체로 나서는 경우도 허다해지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 중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만 약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기업 차원에서 자체 패널, 인플루언서 등과 협업해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신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것.


CJ제일제당은 소비자 참여 프로그램인 '톡톡 주부 평가단'을 운영 중이다. 정기 모임을 통해 기존 제품 및 신제품을 맛보고 솔직하게 평가해 맛과 품질 리뉴얼을 돕는 역할이다. 현재 600명 규모로 운영 중이며 지금까지 활동 인원은 총 6000명 이상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공식품이 다양해지고 고급화되면서 제품의 맛ㆍ품질에 대한 소비자 기준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생산자 관점이 아닌 실제 제품ㆍ서비스를 소비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스마슈머의 역습]제품 생산부터 단종까지 좌우…진화하는 '프로슈머'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성공 배경에도 모디슈머의 활약이 자리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편의점에서 불닭볶음면, 삼각김밥, 스트링치즈를 같이 먹는 레시피가 유행하자 이에 착안해 '치즈ㆍ핵ㆍ짜장ㆍ까르보 불닭볶음면' 등 확장 제품 개발에 나섰다. 삼양식품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다양한 고객 문의, 요청 내용을 접수받고 있으며, 이를 제품 개발 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를 운영하며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고 소비자의 의견을 제품 기획 및 마케팅 등에 반영하고 있다. 6개월 단위로 15명의 소비자를 선발해 매월 1회 제품 담당자들과 직접 만나 신제품에 대한 맛, 가격, 콘셉트, 제품명 등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활동을 한다.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로 활동 중인 차인하(31)씨는 "출시 전의 신제품이나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제품을 사용해보며 새로운 식품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는 것은 물론, 제품 출시에 내가 기여한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스마슈머의 역습]제품 생산부터 단종까지 좌우…진화하는 '프로슈머'

한국야쿠르트가 2016년 출시한 '얼려먹는 야쿠르트'와 2017년 선보인 '잇츠온 밀키트'가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출시된 대표 제품이다. 한국야쿠르트 멀티CM팀 관계자는 "잇츠온 전 제품은 소비자 패널 평가로 테스트를 거친 검증된 제품"이라며 "마케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소비자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뷰티업계에서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올해 뷰티 크리에이터 육성 프로그램 '엠비셔스'를 선보였다. 선발된 25명은 화장품 브랜드와 제품은 물론 촬영 장비와 기법 등 콘텐츠 제작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받고 본격적으로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


파워블로거가 론칭한 글로벌 뷰티 브랜드 '글로시에'는 아예 설문을 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파악한 후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방식으로 유명하다. 시제품이 완성되면 다시 고객들에게 '구입 의사'를 묻는다. 고객 80% 이상이 '구입 의사가 있다'고 답해야만 공식 제품으로 출시될 수 있다. 이 브랜드는 첫 화장품 출시 3년 만에 약 1조38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자동차, 아파트 등 소비자의 관여도가 높은 상품을 개발할 때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구매 적중률을 높였지만 최근에는 P2P(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돼 파일을 공유하는 것) 등으로 사회 연결고리가 확장돼 소비자 아이디어를 오픈 소스로 취합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졌다"며 "저비용으로 잠재적 소비자를 포함해 다양한 소비계층을 참여시킬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 이득이며 프로슈머는 추후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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