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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고용의 양과 질, 함께 높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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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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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상대로 신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는 신년회견문을 낭독한 뒤 ▲외교ㆍ안보 ▲경제 ▲ 정치ㆍ사회ㆍ문화 순으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직접 진행을 맡아 질문자를 지목했다. 기자들의 열띤 질문이 쏟아지면서 회견은 당초 예정됐던 1시간40분을 훌쩍 넘겨 2시간 이상 이어졌다. 스무 개 이상 질문에 일일이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회견 막바지에는 더 많은 질문을 받지 못한 데 대해 미안함을 내비치며 여러 질문을 한 꺼번에 취합해 답하기도 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 취임한 지 만 20개월이 됐다. 지난 20개월 동안 대통령께서 꼽는 가장 큰 성과와 가장 힘들고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앞으로 남은 40개월 동안 어떻게 풀어가실 것인가.

▲ 지난 20개월은 촛불에 의해 탄생한 정부로서 촛불 민심을 현실정치 속에서 구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세월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그랬다. 그래서 그 부분에선 성과가 있었다.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만들기, 그리고 그와 함께 그런 나라를 경제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경제 패러다임을 대전환하고 적대와 대결의 남북관계를 평화와 협력의 남북관계로 전환하는 그런 점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
가장 힘들고 아쉬운 점은 역시 고용지표가 부진하고 국민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이다. 그게 가장 아쉽고 아픈 점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지가 새해 우리 정부의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정책 기조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대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보완할 점들을 충분히 보완해서 이제는 고용지표에 있어서도 작년하고는 다른 훨씬 더 늘어난 모습, 그래서 고용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이는 그런 한해로 만들겠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갔는데 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해 종전선언과 김 위원장의 답방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한반도 평화 과정,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답방,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어떻게 구상하나.

▲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까워졌다는 걸 보여주는 징후라 생각한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 그리고 평화체제구축, 이런 점에서 아주 많은 역할을 해줬다. 지금도 긍정적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에도 아주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 생각한다. 아마도 이쯤 되면 정말 머지않아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간 고위급 협상의 소식을 듣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은 북한지도자가 우리 서울을 방문하는 것이 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남북관계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대전환의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직접 약속하고 발표했던 일인 만큼 저는 반드시실현될 거라 믿는다. 그러나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연동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고 나면 그 이후에 김 위원장의 답방은 좀 더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으로 북한은 우리와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사상 최초로 최고지도자가 남쪽 서울을 답방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은 고심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그 고심도 좀 헤아려 가야 하고, 그래서 북한 답방에 대해서 재촉하지 않았습니다만,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남북관계의 선순환을 위해 어떤 형태로든 남북 정상이 마주 앉아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공유하며 그에 따른 남북관계 발전을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평화체제 구축과 종전선언 부분은 결국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서 그동안 북미 간에 서로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차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어떻게 할지로 보인다.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고 했는데, 대북제재 해결을 위해 어떤 순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중재안을 갖고 만날 것인지 궁금하다.

▲ 결국 대북제재의 해결은 북한의 비핵화 속도에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빠른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보다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북한이 그런 조치를 하는 대로 계속해서 북의 비핵화를 촉진하고 독려하기 위한 상응 조치도 함께 강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 점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보고, 1차 북미정상회담이 좀 추상적인 합의에 머물렀기 때문에 2차에서는 그에 대한 반성에 입각해서 북미 간의 구체적 조치에 대해 분명한 합의들을 하게 되지 않을까 저는 기대한다.

- 북한과 미국이 서로 요구 수준을 얼마나 낮추고, 절충안을 마련하느냐가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관건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북한은 영변 등 일정 지역의 비핵화를 진행하고 핵무기 몇 개라도 폐기하고, 미국은 부분적 제재완화 조치를 취한다는 '패키지 딜'이 대안이 될 것 같다. 대통령께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키지 딜을 설득하고 중개할 의사가 있나.

▲ 기자분께서 방안을 다 말했다. 저도 설득하고 중재하겠다. 혹시 추가로 할 말씀 있나.

- 관건은 북한과 미국이 서로 양보할 수 있는 타협안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우리 정부가 그런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직접 설득 할 수 있는 복안이 있나.
▲ 저는 양쪽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국제제재의 해제를 위해 분명한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미국도 이러한 북한의 비핵화에 상응조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다만 오랜 세월 불신이 쌓여있어 서로 상대를믿지 못해 상대가 먼저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 간극 때문에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지금까지 미뤄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늦어지는 동안 양쪽에서 입장 차이에 대한 접점들이 상당히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만약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머지않은 시간 내 이뤄진다면 그 점에 대한 무엇인가 의견 접근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다 긍정적으로 해석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 작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을 때 혹시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질의할 기회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또 그랬다면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질 경우 주한미군이나 주한미군이 보유한 전략자산은 어떻게 되는지 질의할 기회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 미국 사회에서 북한과 오랜 기간 적대와 불신의 시기가 있었고, 또 북한과 여러차례 걸쳐서 비핵화 합의가 있었지만 번번이 중간에 그 합의가 파탄났던 경험들을 갖고 있어서 북한에 대한 불신이 아주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김정은이 비핵화를 말해도 이 비핵화가 미국이 말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비핵화'와는 다를 것이라며 믿지 못하는 견해와 의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김정은은 나에게나 트럼프 대통령에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직접 만난 각국의 정상, 지도자들에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와 (김 위원장이 말하는 비핵화가)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와 함께 미국 사회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가,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유엔사 해체나 주한미군 철수 등이 이어서요구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김정은은 비핵화 문제가 특히 종전선언 문제와 주한미군의 어떤 지위 같은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비핵화의 프로세스에 따라서 연동돼있는 문제가 아니라 주권국가로서 한국과 미국 간 동맹에 의해서 미군이 한국에 와서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남북 간 또는 북미 간 종전선언이 이뤄지고심지어 나아가서는 앞으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난 이후에도 주한미군을 유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문제는 전적으로 한미 양국의 결정에 달려있는 문제라는 사실을 북한의 김정은도 잘 이해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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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이 기울인 노력 덕에 한반도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중국은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지지했고, 한반도의 긍정적 분위기 조성을 환영했다. 중국의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나.

▲ 제가 아까 다른 기자님의 질문에 대해서도 그에 대한 답을 드렸다. 지금까지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서 대단히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이기도 하고, 그에 대한 준비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에서 중국은 지속적으로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에 대해서도 항상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김정은의 중국 방문과 그것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 간 회담은 이어질 제2차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아주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 '북한이 비핵화에 있어서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 비핵화가 달성될 경우 (상응조치는) 괌과 일본 등에 있는 미국의 핵 자산 철수를 의미하는 것인가.

▲ 이번 비핵화 과정은 과거에 몇 번 있었다가 실패한 비핵화 과정과는 접근 과정이 많이 다르다. 과거 대체로 차관보급 정도의 실무적인 회담이었던 것에 비해서 이번에는 양 정상이 직접 만나 합의하고 국제사회에 공표한 것이다. 합의의 무게가 다르다는 말씀을 드린다.

과거에는 북한의 신고부터 먼저 하는 것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신고의 검증과 진실성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을 하다가 결국 실패하는 식의 패턴을 되풀이했는데, 이번에는 북한이 우선 추가적인 핵이나 미사일 발사 중단, 두 번째로 핵실험장의 폐기, 세 번째로는 미사일 시험장 폐기, 나아가 지금 영변 핵 단지의 폐기까지 언급했다. 물론 그 가운데 영변 외 나머지 부분은 (북한) 스스로 국제 참관 하에 한다고 약속했고 영변은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방금 말한 그런 식의 비핵화 행동들, 또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IRBM(중거리탄도미사일)의 폐기라든지, 그에 대한 생산 라인의 폐기라든지, 나아가 다른 핵 단지들의 폐기라든지 그런 것을 통해 미국의 상응조치가 이뤄지고신뢰가 깊어지면 그때는 전반적인 신고를 통해서 전체적인 비핵화를 해나가는 프로세스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가능한 프로세스를 놓고 북한이 어떤 구체적 조치를 취해나가고, 미국이 어떤 상응조치 취할지를 마주 앉아 담판하는 자리가 2차 북미정상회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제가 말한 주한미군이나 미국이 괌이나 일본 등에 배치하고 있는 여러 전략자산은 반드시 북한과만 연계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동북아 전체의 안전과 평화를위해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미 간 비핵화와 대화 속에 상응 조건으로 그렇게 연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도 자주 만나자고 친서를 보냈는데 대통령께선 어떤 내용을 담아서 답장 보냈는지,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다자협상 카드를 제시했는데, 지난해 목표했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시점과 주체는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하다.

▲ 남북 간의 친서 교환, 필요하면 주고받지만, 특사가 직접 가지고 가서 전달하는 경우 외에는 친서를 보내고 받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고, 설사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을 공개하더라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는데 제가 지난번 받은 친서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대단히 성의 있는 친서였고, 연내에 답방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간곡히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었다. 새해에 자주 만나길 바라는 여러 내용이 담겨 있어서 국민에게 그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답방 무산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북한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필요한 부분 일부를 공개하겠다고 미리 알려주고 공개했다. 그 내용을 있는 그대로 더 자세히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양해해달라. 저도 성의를 다해서 친서를 보냈다. 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 어쨌든 그런 친서들을 통해서 새해에도 남북 정상 간에 보다 더 자주 만나고, 남북관계와 비핵화에 있어서도 더 큰 폭의 더 속도 있는 진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 김 위원장이 다자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해 종전선언은 하게 되는 것인지, 평화협정은 어떤 주체와 하게 될 것인지도 설명해달라.

▲ 일단 평화협정은 우리가 1954년(1953년의 잘못)에 정전협정을 체결하면서 평화협정 체결은 원래 예정돼 있었다. 6개월 이내에 체결하고, 그럼으로써 모든 전쟁 관계가 종료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채 수십 년이 흘러왔다. 이제 평화협정 체결은 비핵화와 연계됐기 때문에 비핵화 끝 단계에 이르게 되면그때는 평화협정이 체결돼야 하고, 평화협정에는 그 전쟁에 관여했던 나라들이 참여할 필요가 있다. 다자적 구도로 가게 되고, 이후 평화를 담보하는 일을 위해서도 다자체제가 필요하다. 일단 그런 식의 길로 나아가자는 정치적 선언으로서 종전선언을설정했던 것이고, 종전선언에 따라서 서로 간의 적대관계를 해소하자는 정치적 선언이 이어지면 북한도 비핵화를 속도감 있게 하고, 평화협정도 체결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시기는 조정됐지만, 프로세스는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

- 문재인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출범했지만 역대 정부에 비해 고용 상황이 나쁘다. 그 분야의 어려움으로 경제정책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고용 악화의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진단을 듣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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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고용지표가 나쁜 부분은 참으로 우리로서는 아픈 대목이다. 우선 고용이 나쁘니 정부가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러나 그와 함께 많은 긍정적인 여러 가지 효과들은 있었다. 전반적으로 가계소득이 높아진다거나 상용직이 늘어나고 그래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대폭 늘었다거나, 근래에 와서 청년고용도 아주 개선되는, 청년고용률은 사상 최고일 정도로 나아가고 한 부분은 긍정 지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기대만큼 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이 체감하는 고용은 여전히 어렵다고 본다. 이것을 극복해내는 게 우리의 과제다.

그에 대한 혐의가 최저임금 인상에 있다고 많이 생각하는데, 그 효과도 일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그렇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우리가 못지않게 중시해야 할 것은 오랫동안 지속돼 온 현상이다. 우리 제조업들이 아주 오랫동안 부진을 겪고 주력 제조업들에 대해서는 구조조정도 일어나면서 제조업에서 지속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고, 제조업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으니 그 제조업을 둘러싼 여러 서비스산업도 함께 어려워지는 현상을갖고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우리가 소상공인ㆍ자영업자들을 지원하는 여러 가지 많은 특별 대책을 마련했지만, 제조업을 다시 혁신해서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에 대해서도 못지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강조하는 게 혁신이다. 우리 제조업의 스마트화 등 혁신을 통해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또 벤처 창업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도 마련해 나가기 위해서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

- 모두발언에서 지역성장판이 열려야 국가 경제에 활력이 돈다며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 등을 말씀했다. 지방 투어의 경우 14곳 중 3곳을 다녀왔고 11곳이 남았는데 기대가 크다. 방문순서나 원칙이 있는지, 예타 면제 지역을 선정할 때 대통령이 방점을 찍는 기준이 있는지 소개를 부탁한다.

▲ 제가 지역경제의 활력을 위해서 지역경제 투어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전북, 경북, 경남을 다녀왔다. 앞으로 계속해서 다 다닐 계획인데 특별히 다른 기준이 있지는 않다. 다만 그 기회에 우리가 지역활력사업을 선정하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제시해야 한다. 그것은 지역이 스스로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워나가면 중앙정부가 그타당성을 보고 지원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충분히 발표할 만큼 그 계획이 무르익었다고 생각하면 그곳에 가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예타 면제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공공인프라 사업을 해야 하는데, 아시는 바와같이 서울, 수도권은 예타 면제가 쉽게 되는 반면, 지역은 인구가 적어서 예타 통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걸 해소하기 위한 방식이 예타 면제인데 무분별하게 될 수는 없다. 엄격한 선정 기준을 세워서 광역별로 1건 정도의 공공인프라 사업들은 우선순위를 정해서 선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역이 가장 필요로하는 사업이뭔지, 그리고 예타를 거치지 않지만 가장 타당성 있는 사업이 뭔지 협의하고 있다.

-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탄력근로제 확대와 같은 제도개선 문제로 노동계가 '문재인정부의 노동정책이 후퇴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또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ILO(국제노동기구) 핵심 협약 비준 문제도 논의하고 있는데 올해 내 비준해서 ILO에 직접 가서 연설할 계획이 있나.

▲ 두 번째 말한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 경사노위에서 협의 중이다. 경사노위 협의가 끝나면 국회에서 입법이 돼야 한다. 그래서 지금 국회에서 입법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어쨌든 정부로선 ILO 협약은 조속한 시일 내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말씀을 드리고 싶다.

노동자 삶의 개선은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완화하는 데 대단히중요하다. 아시다시피 우리 정부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는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점에 있어역대 어느 정부보다 최선의 노력 기울인다는 점은 노동계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노동자의 삶 향상은 우리 경제가 함께 살아나는 과정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가는 것이 그 자체로선 좋지만, 그것이 다른 경제 부분에 영향을미쳐 오히려 우리 경제가 어려워진다면 종국엔 노동자조차 일자리가 충분치 않게 되고, 노동자의 고통으로 올 수 있다. 이런 노동조건의 향상을 얼마나 사회가 받아들이느냐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노동계가 열린 마음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대통령이 포용적 성장, 포용국가를 강조한다. 앞으로 있을 개각 등에서 대통령과 다른 생각을 하는 인물, 당적이 다르거나 민간에서 더 솔직한 이야기를 고언할수 있는 분들을 경제분야에 중용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 제가 질문 뜻을 잘 모르겠다. 어쨌든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있으면 그 경제를 담당하는 부처의 장관은 그런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서 함께 생각을 해야 된다. 만약 정부의 경제정책 가운데 수정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수정 보완해야 한다고 의견을 펼쳐서 그 점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토론의 과정을 거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수립되면 그에 대해선 '원팀'이 되어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분들을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토론으로 결정됐는데도 그와 다른 개인적인 생각을 주장하는 분이라면 '원팀'으로서 활동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이런 것은 탕평이라든지 이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보면 '혁신성장ㆍ공정경제를 통해 성장을 지속시키겠다', '개천에서 용 나오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말씀을 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여론은 냉랭하다는 것을 대통령도 알고 계실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하시는데, 그럼에도 현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으려는 이유를 알고 싶다.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고, 근거는 무엇인가.

▲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와 우리 사회의 양극화ㆍ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오늘 제가 모두 기자회견문에서 30분 내내 말씀드린 것이었다. 그에 대해 필요한 보완들은 얼마든지 해야겠지만, 오히려 정책 기조는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은 이미 충분히 드렸기 때문에 새로운 답이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

- 규제샌드박스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스타트업과 4차산업 분야의 기업인 10명 중 7명이 4차산업 정책 관련 점수를 50점 미만으로 매기고 있다. 이것이 현장 목소리다. 절반 이상이 아직도 각종 규제의 장벽이 너무 높다고 말한다. 전통 산업 분야 종사자들이 치는 일종의 카르텔이 스타트업이나 혁신기업 종사자에게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견해는.

▲ 규제 때문에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거나 신기술을 제품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말씀에 공감한다. 규제혁신을 위해 역대 정부부터 우리 정부에 이르기까지 쭉 노력해 왔지만, 그 과정에서 늘 알게 되는 것은 규제와 규제혁신은 서로 가치가 충돌한다는 것이다.

규제혁신을 통해서 길이 열리고 여러 가지 편리해지는 면이 있는 반면에, 그 규제를 통해서 지키려고 하는 가치는 또 풀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가치관 충돌이 생기고 이해집단 간 아주 격렬한 이해 상충이 있게 되는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카풀'을 통해 겪고 있는 사회적 갈등이다. 하나하나 이렇게 정부의 결단이 쉽지 않은 연유들이 있는 것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해관계가 다른 분들을 설득해야겠지만, 생각이 다른 분들 간에 일종의 사회적 타협이나 합의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런 질문이 나온 김에 한가지 당부를 하자면 규제혁신에 대해서 반대하는 분들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있는데, 지금 4차 산업혁명 속에 경제ㆍ사회의 현실이 바뀌고 있는데도 옛날 가치를 고집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 보인다. 그런 가치를 주장하는 분들도 바뀐 시대에 맞게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상대와 대화하는, 조금 유연한 마음을 가져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규제가 풀림으로서 입게 되는 손해와 규제를 통해 얻게 되는 이익 간의 피해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 정부가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

- 국정운영 기조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경제라고 했다. 지역 경제가 워낙 어렵다 보니 실제 동남권 시도지사뿐 아니라 전국 시도지사가 남북 경협을 통한 낙수를 기대한다. 남북 경협의 실질적인 방법, 시점 등에 대해 예를 들어서 설명해달라.

▲ 남북 경협은 그동안 북한 퍼주기와 같은 그런 오해도 많이 있었는데, 우리가제대로 했던 남북 경협이 개성공단이라고 보면, 개성공단은 북한 노동자들이 노임을통해서 얻은 이익도 있지만, 그 이익보다 우리 기업들의 이익이 훨씬 컸다는 것을 다 확인하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기업들에 원자재를 납품하는 후방경제를 포함하면우리 경제에 훨씬 큰 도움이 됐다.

아마 국제제재가 해제돼서 북한경제가 개방되고 인프라가 건설되면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제자본들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북한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여러분이 질문하셨듯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과거 같은 고도성장은불가능한 상황이다. 남북 경협이야말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 불어넣는 그런 새로운 획기적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기회는 우리에게만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언제 그것을 짠하고 사용하게 될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예비돼 있는 하나의 축복이다.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지금은 다 잊어버렸을 수 있는데 남북관계가 활발했던 시절에는 지자체별로 북한과 협력사업이 있었고, 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력기금들이 지금도 사용되지 않은 채 지자체에 보존돼 있다. 경남 같으면 통일 딸기 등을 비롯한 농업협력 통해서 북한경제를 도우면서 경남경제에도 도움이 됐다. 울산 같으면 울산이 가진 산업적 역량이 북한에 진출하면서 울산 경제에도 활력이 되고 북한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그런 방향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울산시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울산이 남북 협력사업에 대해서 어떤 것을 준비하고 추진하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국제제재에 가로막혀서 당장 할 수 없다. 그러나 제재가 풀리면 빠른 속도로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조사하고 연구하는 작업은 국제제재와 무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해야 하고, 필요하면 지자체와도 미리 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 대통령께서 신년에 가장 먼저 스타트업을 현장방문했다. 현장에서 보면 스타트업을 육성하자고 하면서 자금 지원 대상이 40세 이전으로 제한이 돼 있다. 40세 이상은 스타트업을 활성화하고 싶은데 지원이 적어서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스타트업 지원 연령 확대 등으로 스타트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 현장 목소리 같다.

▲ 전적으로 공감한다. 청년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한 스타트업도 중요하지만, 시니어층, 그동안 직장생활하면서 갖게 된 노하우를 활용한 스타트업도 중요하고, 정부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새해부터는 시니어 창업ㆍ스타트업에 대해서도, 주니어와 시니어가 함께 하는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이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자신들이 생각한 정부와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문제의식에서 폭로나 회견을 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야당 정치인이었다면 가장 먼저 그분들에게 달려가서 잘못된외압이나 인권침해에 대비해 변호인을 구성했으리라 확신한다. 그런데 두 사람에 대한 정부 태도를 보면 '의도가 불순하다'고 매도하는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의 최근 행동에 대해 대통령의 평가를 듣고 싶다.

▲ 김태우 행정관(이하 수사관)이 속해 있던 특감반을 생각하면, 특감반은 민간인을 사찰하는 게 임무가 아니다. 하위 공직자도 관심이 없다. 가장 출발은 대통령,그다음에 대통령 주변 특수관계자, 그리고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를 감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정부가 대통령 주변, 특수관계자 또는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 때문에 국민에게 준 상처가 얼마나 큰가. 앞에 두 정부의 대통령과 그 주변이 그런 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렇게 하라고 특감반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다행스럽게도 우리 정부에서는 과거 정부처럼 국민에게 실망을 줄 만한권력형 비리라든지, 이런 것들이 크게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감반은 말하자면 소기의 목적을 잘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김태우 수사관이 제기한 문제는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모든 공직자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부단히 단속해야 하는 것인데, 김태우 수사관이 한 감찰 행위가 직분 범위를 벗어났느냐가 사회적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 부분은 이미 수사 대상이 되고 있어서 그렇게 가려지리라 본다.

신재민 전 사무관과 관련해 저는 김동연 전 부총리가 아주 적절하게 그 부분에 대해 잘 해명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굳이 답변을 되풀이해야 될지 좀 망설여진다. 신재민 전 사무관이 약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서 가족이라든지 많은 국민들에게 아주 염려를 끼친 바가 있고, 아직도 그런 심리상태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어 신재민 전 사무관을 위해서 제가 조금 답을 드리자면, 젊은 공직자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소신을 갖고 자부심을 갖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고 필요한 일이라 본다. 또, 그런 젊은 실무자들의 소신, 그런 것에 대해서도 귀 기울여 들어주는 공직문화 속의소통이 강화돼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신재민 전 사무관의 문제 제기는 자기가 경험한,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속의 일을 갖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책 결정은 그보다는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을 통해, 신 전 사무관이 알 수 없는 과정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고, 그 결정권한은 장관에게 있는 것이다. 결정 권한이 사무관이 소속된 국에 있는데 상부에서 강요하면 압박이지만, 결정 권한이 장관에게 있는데 장관의 바른 결정을 위해 실무자가 의견을 올리는 것이라면, 장관의 결정이 본인의 소신 있는 결정ㆍ판단과 달랐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정책의 최종 결정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라고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선거한 것이다. 이런 과정에 대한 구분을 신재민 전 사무관이 잘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신재민 전 사무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어쨌든 아주무사해서 다행스럽다. 신재민 전 사무관이 자신이 알고 있는 그 문제를 너무 비장하게, 너무 무거운 일로 생각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전체를 놓고 판단한다면 본인의 소신은 소신이고, 그다음에 소신을 또 밝히는 방법 같은 것도 얼마든지 다른 기회를 통해 밝힐 수도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다시는 그런 주변을 걱정시키는, 국민을 걱정시키는 선택을 하지 말기를 간곡히 당부하고 싶다.

- 긴밀한 한일관계가 중요하지만 양국관계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어제 일본 정부가 한일 기본협정에 기반해서 한국 측에 협의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서 대통령은 어떤 대응을 고려하고 있나. 그리고 (강제징용 피해자) 대법원 판결 관련해서 한국 정부는 아직 구체적 대응책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데 언제쯤 발표할 계획인지, 그리고 한국 정부가 새로운 기금이나 재단을 설립할 가능성도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 우선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하면 과거 한국과 일본 간에는 불행했던 역사가 있었다. 35년가량 지속된 역사다. 그 역사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새로운 외교 관계를 수립하면서 한일기본협정을 체결했지만, 그것으로 다 해결되지 않았다고 여기는 문제들이 아직도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 이것은 한국 정부가 만들어 낸 문제들이 아니다. 과거의 불행했던 오랜 역사 때문에 만들어지고 있는 문제다. 저는 일본 정부가 좀 더 겸허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한국 정부는 그럼에도 양국이 지혜를 모아서 그 문제는 그 문제대로 별개로 해결하고, 미래지향적 관계가 훼손되지 않게 하자고 누누이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그 문제를 정치 쟁점화해서 논란거리로 만들고 확산하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 일본도 한국도 해외선진국도 마찬가지로, 삼권분립에 의해 사법부 판결에 정부는 관여할 수 없다. 정부는 사법부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이 한국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표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사법부 판결을 존중하는 입장을 가져야 하고, 일본도 불만이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가져야 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한일 간에 어떻게 지혜를 모아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한국 사법부가 한일기본협정 가지고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문제에 대해서, 그리고 피해자의 실질적 고통을 치유해주는 데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치적 쟁점으로 삼아 공방하는 것은 미래 지향적 관계로 나가는 데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새로운 기금이나 재단 설립 문제는 그 사건에 대해 심지어 수사까지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상황이 정리되는 것을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난해는 한국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인 한 해였다. 대통령은 그 목소리를 전해 들었나. 한국 사회는 선진국 기준으로 봤을 때 양성 불평등이 가장 심한 사회 중하나다. 여성들이 주요 보직에 있는 비율이 약 2%인 것으로 알고 있고, 양성 불평등문제 때문에 여성들이 작년 거리에 나와 시위하는 것도 목격했다. 앞으로 여성들이 안전을 느끼고, 각자 보유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어떤 구체적인 조처를 할지궁금하다.

▲ 지금 기자가 지적한 문제는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새 정부 들어 우선 고위 공직에 여성들이 더 많이 진출하게 하는 노력을 비롯해 여성들이 겪는 유리천장을 깨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것들을 통해 작년 여성고용률이 높아졌고,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데 있어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문제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양성 간의 차이가 서로에게 불편을 주고, 고통을 주지 않도록 모든 성이 평등하게 경제나 사회활동을 하고, 행복을 누리게 하겠다.

- 20대 남성과 여성의 국정 지지도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대통령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자리를 빌려 20대 남성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달라.

▲ 젊은 남녀들 간의 젠더 갈등이 심각하고, 그 바람에 국정 지지도가 차이나는것이 아니냐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갈등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이 특별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가 바뀌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이다. 난민 문제라든지 소수자 문제라든지, 늘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갈등을 겪으면서 사회가 성숙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갈등 때문에 국정 지지도 격차가 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지도가 낮다면 정부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만약 20대 남녀 (지지도에) 차이가있다면 우리 사회가 보다 희망적 사회로 가고 있느냐, 아니면 희망을 못 주고 있느냐 하는 관점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 본다.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가 되도록 보다 잘 소통해 나가겠다.

- 취임 직후 북악산 산행에서 '권력과 언론 간의 관계는 건강한 긴장관계이어야 한다. 언론의 권력에 대한 건전한 비판 기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인사는 현직 기자가 사표 수리된 지 일주일, 이틀도 안돼 권력의 중심인 청와대에 들어갔다는 비판도 있다. 나머지 현직 기자들이 해온 권력 감시 기능의 순수성과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언론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도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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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직 언론인이 이렇게 청와대에 바로 오는 것이 괜찮은 것인가 하고 비판한다면 그 비판을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말씀도 드리고 싶다. 언론 가운데 아주 공정한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해온 분들은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권력에 대해 야합하는 분들이 아니라 언론의 영역에서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 역시 공공성을 제대로 살려야 할 청와대로 와서 공공성을 지켜줄 수 있게 해 준다면 전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로서도 청와대 내부의 서로 길들여진 사람들 간의 한목소리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관점, 시민적 관점, 비판언론의 관점을 끊임없이 제공받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론 과거 시기 모든 언론이 그랬던 것은 아니고 일부 언론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이른바 '권언 유착'이 있었다. 정권은 언론에 특혜를 주고 언론은 정권을 비호하는 관계에서 권언 유착을 강화하기 위해 현직 언론인을 데려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저도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저는 그런 권언 유착 관계가 지금 정부에서는 전혀 없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 청와대의 정신을 살려 나가면서 청와대를 보다 유능하게 할 수 있는 인재들을 모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모든 인사에서 흠결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욕심은 청와대에 가장 유능한 사람들을 모시고 싶고 청와대의 정신이 늘 긴장하면서 살아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장점이 더 많은 인사로 양해해주시면 좋겠다.

-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 등 신임 참모진에 바라는 것, 미션을 준 것이 있나.

▲ 노영민 실장 인사를 놓고 '친문 더 강화했다'는 언론의 평가에 대해 조금 안타깝다. 청와대는 다 대통령 비서들이라 친문 아닌 사람이 없는데, 더 친문으로 바뀌었다 하면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섭섭하지 않을까. 노 실장은 3선 의원을 거쳤고, 강기정 정무수석도 마찬가지로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오로지 문재인정부의 성공만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혀줬다. 정무적 기능을 강화했다 봐 달라. 정무적 기능은 여당은 물론 야당과의 대화를 활발히 하고 싶다는 뜻이 담겨있다. 노 실장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오래 있었고, 산자위원장도 했다. 산업 정책에 밝고, 산업계 인사들과 교류할수 있는 인사다. 그런 장점이 발휘되길 기대하고 있다.

- 광주형 일자리는 왜 안 된다고 생각하나. 해법은 무엇인가.

▲ 광주형 일자리의 의미는 알테니 되풀이 하지 않겠다. 이런 관점으로 생각해달라. 현대차가 한국에 새로운 생산라인을 만든 지 얼마나 됐다. 아마 기억도 안 날 정도로 까마득할 것이다. 줄곧 외국에 공장을 새로 만들긴 했어도 한국에 생산라인을 새롭게 만들지 않았다. 우리 자동차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자체적으로도 노력하겠지만 전기차 수소차 포함한 미래형 자동차 쪽을 늘려나가는 것이 우리 자동차 산업을 다시 회생시키고 경쟁력 강화하는 방법 중 하나다. 그런 일이 된다고 할 때, 이제는 새로운 생산라인을 한국에 만들어야되지 않겠나. 그렇게 될수 있도록 노사간에 더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주길 바라고 그렇게 되면 정부도 전폭 지원하겠다.

(마무리 발언)
장시간 수고하셨다. 처음 해 본 방식이라 세련됐을지 모르겠지만 궁금점이 해소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고 꼭 하나 잊지 말 것은 아까도 말했지만 언론과 정부는 서있는 위치는 다르지만 그러나 더 나은 대한민국,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혁신적 포용국가 이런 목적을 향해 가는 면에서는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더 나은 대한민국 위한 한 팀이라는 생각을 늘 해줬으면 좋겠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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