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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이라 비웃지 마라…시멘트업계, 치열한 기술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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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멘트사 기술연구소 운영, 韓 시멘트 기술·제품 품질 세계 최고 수준
탄소중립 기술, 친환경 특수시멘트 등 두각

내부온도가 1400도 이상인 킬른과 예열실. [사진제공=아시아경제DB]

내부온도가 1400도 이상인 킬른과 예열실. [사진제공=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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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시멘트는 짙은 회색가루에 불과하지만, 그 속은 알찬 기술로 꽉 차 있다. 시멘트사들은 저마다 기술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시멘트 산업을 '굴뚝산업'이라고 비웃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시멘트업계의 친환경 산업 전환을 위한 탄소중립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쌍용C&E는 지난 6월 동해공장 제 4호 킬른(Kiln·소성로) 개조 공사를 완료했다. 이 킬른은 지난 1976년 설치돼 43년간 가동 돼 온 구형설비지만, 개조공사 후 클링커(시멘트 반제품) 생산량이 늘어 연간 300억원 가량의 추가 수익을 안겨줄 최신형 설비로 변신했다. 낡은 설비에 탄소중립 기술을 접목해 개조함으로써 폐열 발전량과 온실가스 감축량도 두배 가량 늘었다. 쌍용C&E는 4호 킬른의 냉각방식을 수냉식에서 공랭식 설비로 개조, 재활용 폐열 발전량이 29㎽h(메가와트시)에서 56㎽h로 증가했다. 온실가스 감축량도 연간 2만1000t에서 5만5000t으로 늘어났다. 쌍용C&E 동해공장은 단일 시멘트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폐열발전설비도 운영한다. 킬른 전후 공정인 예열실과 냉각기에 별도의 보일러를 설치해 대기로 배출되는 열원을 회수, 증기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은 자체 기술로 제조한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시설에서 삼척시 발생 생활폐기물을 함께 처리한다.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시설은 가정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분리·선별 후 5㎝ 이하로 파·분쇄해 시멘트 제조과정의 부연료로 사용한다. 삼척공장은 이 시설을 통해 하루 70t의 생활폐기물을 연료로 자원화하고 있다. 삼척시는 연간 1만773t의 매립 생활폐기물량을 2079t으로 80% 이상 줄였고, 생활쓰레기 처리비용 절감, 생활폐기물 처분 분담금 감소, 쓰레기매립장 사용기한 연장 등의 부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완제품인 시멘트의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한라시멘트는 증기양생용, 파일충전용, 지반고화용, 저발열 등 특수시멘트 제조에서 타사보다 기술적 우위에 있다. 특수시멘트는 보통 포틀랜드시멘트(OPC)와 기타 성분을 혼합해 만드는데, 한라시멘트는 OPC 함유량을 70% 이하로 낮춰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친환경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댐이나 교량과 같은 대규모 구조물에 적용되는 저발열 시멘트 '셈로우히트(CEM LOW HEAT)'는 OPC 함유량을 절반 이하로 줄인 친환경 시멘트로 고평가 받는다.


최근에는 층간소음을 줄이거나, 지하주차장 바닥용 등 용도에 특화된 시멘트 함유 제품도 개발됐다. 한일시멘트는 층간소음을 줄여주는 고밀도 바닥용 레미탈을 개발했다. 지난 2월 개정된 주택법에 따라 지난 4일부터는 강화된 기준으로, 무작위로 선정된 샘플 세대에서 층간소음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기존 58~50dB(데시벨)에서 보다 강화된 소음기준인 49dB을 통과해야 한다. 한일시멘트가 개발한 레미탈은 기존 바닥용 레미탈 대비 밀도가 20% 향상돼 '발 망치' 소리로 불리는 중량충격음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 지난 2월 국가공인시험기관(KOLAS)을 통해 이 제품을 마감재로 사용한 바닥구조가 '중량 충격음 저감 1등급'을 받아 성능이 검증됐다. 실험실이 아닌 실제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측정한 결과라 신뢰도가 더욱 높다.

삼표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바닥의 잦은 균열 문제를 해결하는 특수콘크리트 '블루콘 플로어'를 개발했다. 삼표의 기술력이 투영된 이 제품은 콘크리트가 노후화되면서 발생하는 수축 균열이나 컬링(모서리 들뜸 현상), 코팅제 들뜸 현상 등의 결함을 크게 개선해준다. 시간이 경과해도 처음 타설했을 때의 컨디션을 오랫동안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블루콘 플로어를 사용한 아파트의 경우 하자·보수 민원이 80% 이상 감소했다. 삼표는 영하 10도에서도 얼지 않는 블루콘 윈터, 조기 압축강도를 높인 블루콘 스피드 등 특수콘크리트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모든 시멘트사가 기술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 "한국 시멘트의 기술과 제품 품질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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