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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카페:사람을 읽는 인상학]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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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연구가로 활동하다보니 여기저기 기업가 인상을 읽어달라는 청탁을 자주 받게 된다. 인물을 읽기 위해 재계 순위를 알아보게 되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얼굴 격이 재계 순위와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017년 재계 순위는 16위이지만 인상 순위는 훨씬 높은 분이 있으니, 그는 바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다. 최근 대한노인회 새 회장으로 당선된 이 회장의 인상은 한마디로 '곱게 나이든 사람'의 이상적 모델이 될 만했다. 이 회장 얼굴형은 이마에서 턱까지 단단하면서 반듯하고 코가 긴 동(同)자형으로 전형적인 귀한 상이다. 서양에서는 영국 찰스황태자나 미국 부시대통령처럼 얼굴 폭이 좁은 동자형이 귀족 상이지만 얼굴이 편편한 동양인은 이 회장 정도 얼굴형이 귀격에 속한다.
 7~8년 전쯤 부영그룹 회장실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그곳은 상상했던 재벌 회장님 방이 아니었다. 방 크기도 그렇고, 분위기도 소박했다. 책상 뒤에 걸린 산수화도 값이 나가 보이는 그림이 아닌 블라인드였다. 그저 '마음 편해지는 그림'이라고 했다. 인재의 산실인 한일고에 기숙사를 지어주었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장래 회사에 공헌할만한 인재를 키우기 위함이었는지' 물었다. 돌아온 대답에 내가 부끄러워졌다. '나라의 큰 재목'을 기르기 위해서라고 했다. 손익을 계산하지 않고 나라의 미래 위해 투자하는 마음을 가감 없이 느꼈다. 만나고 나면 시간 허비했다는 느낌이 드는 기업가가 있는가하면 참 귀한 시간이었다는 여운이 남는 경우도 있다. 이중근 회장은 후자다.

 이 회장은 1991년 순천 부영초등학교를 신축해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 170여 곳 대학과 초ㆍ중ㆍ고에 기숙사, 도서관, 체육시설 등 교육ㆍ복지 시설을 기증했으며,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및 아프리카 등으로 기부영역을 확대해 17개국에 600여 개 학교를 지어주었고, 피아노 6만여 대, 칠판 60만여 개를 기부했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50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 회장 이마는 M자형이다. 요즘 사진을 보면 젊은 시절보다 더 윤곽이 또렷해졌다. 이런 이마는 나이 들수록 더욱 인간가치를 중하게 여기는 사람중심 사고를 하게 된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이 M자형 이마에 담겨있다. 이마 가운데 천인지(天人地) 주름 세 가닥이 보인다. 이마 양쪽인 변지역마가 잘 발달해 가운데 주름이 길게 자리 잡았다. 부모 대보다는 본인 당대와 자손 대에 번영을 누릴 상이다.
 이 회장은 이마가 고루 잘 발달하여 감성과 지성을 두루 갖추었다. 성공한 기업가라면 그 흔한 자서전 한 권 쯤은 낼 법 한데 그의 저서목록에 자서전은 없다. <임대주택정책론>, <한국주거문화사> 등 이론서를 집필했으며, '우정문고'라는 출판사를 설립하고 역사 저술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2013년 9월 첫 번째 역사서 《6ㆍ25전쟁 1129일》을 시작으로 《광복 1775일》, 《미명 36년 12768일》, 《여명 135년 48701일》, 자신의 아호를 제목으로 사용한《우정체(宇庭体)로 쓴 조선개국 385년》을 발간했다. 이 책 발간과 배포에 자비 5백억 여원을 썼으며 천만권이 넘는 책을 학교와 군대, 공공기관 등에 무료 기증했다.

 눈썹이 연하게 누워있다. 세월 따라 눈썹이 자연스럽게 옅어지면 후계구도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직원들도 강하게 다그치기 보다는 조용히 타이르는 스타일이다. 옅은 눈썹이 유독 길어 중년 같은 건강한 노년을 보낼 장수상이다. 그 긴 눈썹털이 아래로 처져있다. 회장을 오래했는데도 불구하고 눈썹이 아래로 향했다는 것은 눈썹 위를 번쩍 들며 박장대소했던 시간 보다 사색과 자기관리에 투자한 시간이 많았다는 흔적이다. 눈두덩이 넓어 믿는 사람을 잘 밀어주고 많이 베푸는 사람이다.
 얼굴 다른 부분에 비해 특히 눈 가로가 짧은 게 특징이다. 철두철미한 성격이다. 역사서 내용뿐만이 아니라 '어떤 역사를 며칠간이나 겪었는지 되짚어보자는 의미로 '○○일'이라고 붙인 부제만 봐도 그의 치밀함이 드러난다.

 이런 눈에 코가 반듯하고 미소선인 법령이 뚜렷하여 매사 체계를 세워 진행한다. 주춧돌을 놓고 벽돌을 쌓아가듯 치밀하고 단단하게 추진하는 타입이다. "기업 경영은 세발자전거를 타고 가듯 내실을 다지며 안전하게 한 걸음씩 전진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세발자전거' 경영철학은 이 얼굴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만약 입이 작았더라면 주변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입이 커 남을 피곤하게 만들기보다 본인 스스로 힘든 짐을 도맡아 지는 식으로 일을 매듭지었을 것이다. 귓밥도 두툼하여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다.

 눈동자가 까맣고 초롱초롱 하며 눈 중심축에 검은 동자가 자리하고 있어 현실감각이 매우 뛰어난 사업가이다. 그는 '최고, 최대, 최상'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한다. "인생에는 최적이 있을 뿐"이라는 그의 '최적론'도 이 눈에서 나온다. 이 회장 피부나 손을 보면 건설업자 기질보다는 선비나 학자 기품이 있다. 그가 교육과 인문학 출판과 저술에 애정을 보이는 이유다. 눈 밑 와잠이 튼실하여 스태미나가 좋다.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할 수 있는 건강과 에너지 보고(寶庫)이자 자녀관계를 나타내는 자리이기도 하다.

 양미간에서 코로 이어지는 산근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고 들어가 40대 초반에 변화를 겪은 얼굴이다. 30대에 창업한 우진 건설 실패를 딛고 42세에 부영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한 시기다. 코가 튼실하고 길어 한 우물을 판다. 작은 임대아파트로 시작해 지금까지 한 눈을 팔지 않고 외길을 걸어온 일관성이 이 코에 나타나있다. 콧방울이 유난히 둥글어 공격과 방어에 능해 어려운 시기도 잘 견디어 낸다. 좋은 시절이라며 욕심내 헛발질하지도 않는다. 잘생긴 코를 중심에 두고 양쪽 관골이 버티고 있어 40대 중반이후 사업이 매우 번창했다.

 이 회장 얼굴을 상하로 나누어 보면 아랫부분이 70대로 보이지 않을 만큼 매우 젊다. 얼굴 탄력이 좋아 탱탱하다고 느낄 정도다. 사업은 물론 의욕적인 개인 저술활동까지, 활기찬 삶이 뺨에 탄력을 더했을 것이다. 여기에 입도 커 사업도 기부도 대범하게 해낸다. 작은 집을 짓되 전국 방방곡곡, 혹은 멀리 외국까지 사업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통 큰 입이다.

 넓고 두둑한 인중은 가운데 골이 삼각모양으로 위에서 아래로 넓어진다. 가장 이상적인 인중으로, 타고 날 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뺨살이 붙어 법령이 넓어지면서 자주 웃어 입술 가운데가 펴진 것이다. 인중과 법령 사이가 넓어 재물창고가 넉넉하다. 법령이 폭포라면 인중 골은 시냇물이다. 폭포도 시냇물도 큰 바다인 입으로 흐르고 입 꼬리가 올라갈수록 많이 베풀면서 만년을 보낸다.

 법령이 뚜렷하여 한 가지 일에 전문성이 뛰어나다. 흔히 전문가들은 자신의 아집으로 완고해지기 쉬운데 이 회장은 뺨에 살이 있어 주변과도 조화를 꾀한다. 뺨살이 오르면서 법령이 약간 흐려져 주변사람들의 생각에 귀 기울이는 포용력도 커졌다. 입술이 붉어 건강하다. 그런데 최근 사진을 보면 턱밑에 붉은 기운이 돈다. 심기가 불편한 징후다. 법령바깥 쪽 뺨살이 약간 들어가 70대 중반인 요즘 들어 약간의 어려움이 있겠다. 하지만 이 시기를 넘기면 다시 편안하고 좋은 운기가 온다.

 이 회장은 최근 어린이집으로 관심을 넓혀 부영이 건설한 아파트 내에 건립한 어린이집 60여 곳 임대료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올해 대한 노인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노인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부영 브랜드는 '사랑으로'이고 이중근 회장 아호는 우정(宇庭)이다. 이 회장이 사랑으로 가꾸고 넓혀갈 우주의 정원은 어디까지 뻗어갈지 자못 궁금하다. 주선희 원광대 교수

주선희(朱宣姬) 교수는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1989년부터 인상연구가로 강의활동을 시작, 타고난 직관에다 어릴 적부터 세습식 공부로 인상학의 체계를 세웠다. 지난 2004년 경희대에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6년 국내 대학 최초로 개설된 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과장으로 인상학 전공자를 다수 배출했다. 기관과 기업, 개인 등 다양한 분야의 자문 및 조언가로 활동. 2017 한국을 이끄는 혁신리더, 2015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 2007년 한국 HRD 명강사 대상 등을 수상했다. 인상학 분야 베스트셀러를 썼고 66편에 이르는 지도논문을 6권의 '얼굴경영&'에 실어 국공립도서관 1000여 곳에 배포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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