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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콘탱고 왔다" 짙어진 침체 공포…구리값 한달새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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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콘탱고 거래 2006년 이후 최대

"슈퍼 콘탱고 왔다" 짙어진 침체 공포…구리값 한달새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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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가격(현물)이 한 달 사이 11%나 폭락하면서 선물 가격과의 차이가 17년 만에 최대 폭으로 벌어지는 ‘슈퍼 콘탱고(super-contango)’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희미한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에 구리 가격이 급락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23일(현지시간) 런던거래소(LME)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구리 현물 가격은 3개월 선도 가격보다 66달러 저렴하게 거래됐다. 외신들은 선물 대비 현물의 가격 할인 폭은 2006년 이후 가장 컸다며 ‘슈퍼 콘탱고’가 구리 시장에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선물 가격은 현물 가격보다 높은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시장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재고가 쌓이면 현물 가격이 급락해 선물 가격과 차이가 벌어지는 흐름이 나타나는데 이를 ‘슈퍼 콘탱고’라고 한다.

글로벌 수요가 약화는 구리 가격을 떨어뜨렸고 선물 가격과의 차이가 벌어지게 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월까지 구리 가격은 중국이 ‘제로코로나’를 포기하면서 경제 회복 기대가 커지자 상승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미국의 경제가 침체나 둔화없이 고공비행할 것이라는 ‘노 랜딩’ 전망이 꺾이고, 지난 3월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기점으로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도 후퇴하면서 구리 가격의 낙폭은 커졌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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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난해 시작된 고강도 긴축 여파로 산업 활동이 급격히 둔화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중국의 회복 동력마저 약해지면서 LME에 비축된 구리 재고는 크게 늘었고 단기 구리 가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스톤엑스의 비금속 분석가인 나탈리 스콧그레이는 "수요 약세의 징후에 의해 구리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미국과 유럽 등 서구의 수요가 예상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LME에서 구리 가격은 최근 한 달 새 11% 떨어졌다. 연초 한때 톤당 9500달러 선에서 움직이던 구리 가격은 최근 톤당 8000달러 초반까지 밀리며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1일 "경기 침체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며 구리 가격 전망치를 톤당 9750달러에서 8698달러로 낮췄다. 런던 소재의 금융투자 정보업체 마렉스의 알 먼로 금속 전략가는 "지난 몇 년간 이처럼 끔찍한 시장은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이달 초 이후 2% 상승한 점도 중국 수입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구리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동시에 세계 최대 구리 산지인 칠레를 비롯한 라틴 아메리카의 공급 차질이 완화됐고, 아프리카 콩코에 위치한 중국 소유의 텐케 풍구르메 광산 관련 세금분쟁이 해결되면서 공급이 늘어난 측면도 구리 가격 변화에 기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등 친환경 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있어, 핵심 소재로 꼽히는 구리에 대한 수요 증가 기대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2일 "중국이 초전도 금속을 사용하는 전력망에 대한 지출을 막대하게 늘리면서 연말 구리 가격이 톤당 1만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조·건설 등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구리는 글로벌 경기 추세를 선행해 보여준다는 이유로 ‘닥터코퍼’(구리박사)로 불린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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