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국제유가가 최근 고점대비 30% 이상 폭락한 이유는 미국의 이란 제재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의 공급 과잉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 가장 크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일부 산유국에서 감산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유가를 더 낮추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에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가 발맞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 국가들과 러시아 등 산유국과의 감산 논의가 있기 2주 전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를 비롯한 OPEC국가들이 당분간 감산을 하지 않고 현 석유 공급 상태를 유지해 유가를 더 낮추길 바란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미국의 동맹 관계가 공고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면서 사우디가 감산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나와 시장의 우려가 커진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들(사우디)은 우리와 가깝게 일하고 유가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하자는 내 요청에 매우 잘 호응해왔다. 이는 세계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악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그들과 관계를 끊는다면 유가는 아마 치솟을 것"이라면서 "나는 그것(유가)을 낮추려하고 있고 그들은 낮은 상태로 유지하게끔 도울 것이다. 현재 유가가 낮지만 더 낮추고 싶다"고 말했다.
여기에 추가로 뉴욕증시가 폭락하면서 원유 수요 감소 우려까지 겹쳤다.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 대표는 CNBC에 "주가가 경제성장 둔화를 반영하면서 석유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공포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내년 석유 공급이 수요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마크 베니그노 인터내셔널 에프씨스톤(INTL FCStone)의 에너지트레이드 책임은 "석유는 현재 하락세에 놓여있다"면서 "좀 더 이런 상황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공급 과잉 상태에 대해 언급했다. 다음달 6일 OPEC과 산유국들은 감산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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