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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인물]0-7 참사 맨유 감독 '에릭 텐 하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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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선수 출신…아약스 감독 시절 우승도
맨유서 '엄격한 규율', '지옥 훈련' 강조
호날두 방출 초강수…'팀' 중시 메시지
리버풀 대참사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

"내 팀이 이런 패배를 당한 적은 없어서 놀라웠다. 이건 맨유가 아니다. 아주 형편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에릭 텐 하흐(53·네덜란드) 감독이 6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 프리미어리그(EPL) 2022~23시즌 26라운드 리버풀과의 원정 경기에서 0대 7의 대패를 당하고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맨유는 전반 43분 코디 각포(24·네덜란드)에게 첫 골을 내준 뒤 후반전에 무려 6골을 내리 허용하며 숙적 리버풀에게 압도당했다. 영국 언론은 대참사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이날 경기 소식을 전했다. 거의 100년만에 일어난 대패라고 한다. 맨유를 이끄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어떤 인물일까.

지도자로서 능력 인정 받아 2022시즌 부터 맨유 지휘

그는 네덜란드 리그인 에레디비시에서 20여년간 선수 생활을 했다. 1989년부터 2002년 은퇴할 때까지 13년간 FC 트벤터, 위트레흐트 ,더 흐라프스합 등에서 뛰었다. 1990-1991 시즌에 더 흐라프스합 소속으로 에이르스터 디비시(네덜란드의 2부 축구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그렇게 여러 클럽을 전전한 텐 하흐는 지도자로서 선수 시절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고 어헤드 이글스 감독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한 그는 팀을 1시즌 동안 네덜란드 1부 리그로 승격시켰다. 이어 2013년 바이에른 뮌헨 2팀을 맡아 빅클럽에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2015년 FC 위트레흐트로 이적해 첫시즌 리그 5위를 기록했고 베이커 컵대회 준우승을 차지한다. 이후 2017년부터 아약스를 맡아 2018-19시즌, 2020-21시즌 네덜란드 에리디비지(1부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다수의 팀을 맡아 지도력을 인정받은 텐 하흐 감독은 2022-2023 시즌을 앞두고 맨유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드디어 EPL 감독 무대에 오른다. 그러나 시작은 순탄치 못했다. 지난해 8월 맨유는 EPL 개막전에서 브라이튼을 상대로 1-2 패배에 이어 2라운드 브렌트포드 원정에선 0-4 대패를 당했다. 결국 맨유는 30년 만에 리그 최하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고심 끝에 텐 하흐는 자신의 전술을 모두 바꾼다. 시즌 개막전까지만 해도 짧은 패스를 통한 이른바 점유율 축구를 추구했지만, 역습 공격을 노린 빠른 공수전환 전술로 흐름을 바꿨다.


팀 안정화 작업에도 집중했다. 텐 하흐는 프리시즌 기간 중 팀 훈련에 불참하는 등 제멋대로 모습을 보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경기에서 제외하고 결국 지난해 11월 방출하기에 이른다. 이후 맨유는 지난 2월 기적과 같이 2022-23 카라바오컵(EFL컵) 결승전에서 뉴캐슬을 2-0으로 완파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린다. 지난 2017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정상에 오른 뒤 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획득한 것이다.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사진=AFP 연합뉴스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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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식사, 지옥 훈련…엄격한 '규율 축구' 우려도

우승한 뒤 텐 하흐는 자신이 방출한 호날두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아무리 최고의 선수라도 조직의 규율에 따르지 않으면 운동장에 설 수 없다. 규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엉망이 된다"며 노골적으로 호날두를 공개 비판했다.


텐 하흐의 이런 기조는 자신의 추구하는 일종의 규율 축구와도 연관이 있다. 텐 하흐는 맨유 감독 부임과 동시에 엄격한 복장 규정, 스마트폰 사용 금지 등 세부 규칙을 만들었다. 또 팀원들끼리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서 '단체 식사'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단체 식사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시절 있었던 규칙이다. 이를 어길 시 엄중한 처벌을 받는다는 규칙도 세웠다. 실제로 지난 1월 맨유는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리그 맞대결에서 직전 경기까지 놀라운 득점 감각을 보인 마커스 래시포드를 벤치에 앉혀뒀는데, 이는 그가 지각했기 때문에 내린 내부 징계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텐 하흐는 지옥 훈련도 지시하고 있다.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선수들에게 경기당 13.8km 이상 뛰게 하는 식이다. 이를 두고 <미러> 등 영국 언론은 "텐 하흐 감독은 선수들과 일대일로 훈련하는 완벽주의자로 선수들의 모든 측면을 통제한다. 텐 하흐를 거치지 않고 진행되는 일은 없다"면서 "텐 하흐 감독은 식사 시간에 선수들끼리 교류가 생기면 팀 정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에는 선수들이 원할 때 각자 식사를 하거나 집에 가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결국 엄격한 관리와 지옥 훈련 등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리버풀에 대패하면서 오히려 독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리버풀에 0-7로 진 경기에서 맨유 선수들은 총 99.01km를 뛰었다고 한다. 이는 지난 8월 브렌트포드와의 리그 2라운드에서 0-4로 대패했을 때 이후 가장 적은 거리로, 텐 하흐의 리더십이 도마위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선수들은 팀 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과정을 신뢰하고 함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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