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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깊은 뿌리로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은 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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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깊은 뿌리로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은 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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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기온이 상승하면서 새싹이 돋아나고 따뜻한 햇볕이 돌면서 생기가 생겨난다. 우리나라 세시풍속에서의 봄은 사계절의 시작일 뿐 아니라 한해의 시작으로 여겨 어느 계절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아무리 추운 겨울을 보냈어도 봄날은 오고 그래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분명 좋은 날이 온다는 의미로 ‘봄날은 온다’라고 표현하며 희망을 가지기도 하였다.


빨리 따뜻해져 꽃도 피고 봄나물도 돋아나기를 기다리며 냉이캐기에 나섰다.

아직은 스산해 보이는 밭에 냉이가 이미 가득하다.

하우스에서 재배하여 마트에 포장되어 있는 냉이는 잎이 녹색이지만 이른 봄 녹지 않은 언 땅에서 만나는 노지냉이는 녹색이 아니라 흙색과 비슷한 짙은 자주빛으로 얼핏보아서는 냉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이름 봄, 밭에서 만난 냉이의 잎은 볼품이 없다. 그래서 작은 잎의 냉이에는 더욱 눈길이 가지않고 좀 더 큰 냉이를 찾으려고 욕심을 내며 작은 냉이들을 지나친다. 냉이캐는 것을 보고 지나가시던 동네 어르신이 한마디 하신다.


‘봄냉이는 뿌리맛으로 먹는다. 잎이 작다고 그냥 지나치지만 말고 캐보면 뿌리가 깊다’

간혹 녹색의 노지냉이를 찾아내면 냉이 가운데 꽃이 핀 성숙한 냉이로 식탁에서는 대접받지 못하는 엑센 냉이가 되어있다.

호미로 땅을 깊이 파서 냉이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흙을 털어내니 작은 잎에 비해 뿌리가 깊고 튼실한것들이 쑥쑥 올라온다. 겨울동안 차가운 눈에 덮여 있고 모진 바람과 추위를 이겨내게 해 준 것이 바로 이 냉이뿌리였던 것이다.


흙이 잔뜩 묻은 냉이를 한바구니 캐서 집으로 와 냉이를 다듬는다. 냉이는 캐는것만큼 다듬는 것이 어렵다. 다듬은 냉이를 끓는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치면 녹색의 푸릇푸릇한 냉이로 재탄생한다. 부드럽게 데친 냉이를 집간장,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무쳐 냉이 맛을 그대로 맛보고 초고추장으로 무쳐 상큼한 맛을 더하고 냉이된장국으로 구수한맛을 보고 냉이밥에 간장양념을 비벼주면 잃었던 입맛이 살아난다.


봄이 온다! 식탁에 봄이 왔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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