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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부실 징후 뚜렷…금융시장 전이 경고등

최종수정 2020.10.30 11:26 기사입력 2020.10.3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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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 기업 신용등급 강등 우려 확산

기업 부실 징후 뚜렷…금융시장 전이 경고등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금 금융시장은 고요한 폭풍전야와도 같다. 리스크 관리와 감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기업 실적 및 업황 부진으로 풍부한 유동성이 결국 기업 투자보다는 금융자산과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이 진단했다.


연일 최대치 대출 기록에 신용위험지수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의 부실 징후가 뚜렷해지면서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우려하는 경고등이 켜졌다.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대출 기록에 신용위험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여기에 한계기업 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실적 부진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시장에서 냉대받는 기업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과 소상공인에 유예됐던 대출과 이자상환이 내년 종료되면서 연쇄적인 부실 쓰나미가 몰려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디스는 실제 지난달 한국기업 가운데 신용등급이 긍정적인 곳이 하나도 없다고 경고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시장에서 발행된 장기 기업어음(CP)은 약 3조6000억원을 웃돈다. 이는 지난해 전체 1조7600억원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실적 부진으로 차입 여건이 악화되면서 CP를 통해 장기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대기업 가운데 회사채 대신 장기 CP로 조달책을 선회한 대표적인 곳은 롯데그룹이다. 올해 들어 장기 CP를 발행한 롯데그룹 계열사만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하이마트, 부산롯데호텔, 롯데알미늄, 롯데지알에스, 롯데오토리스 등 8곳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8일 열린 '제27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비우량 등급 회사채의 스프레드가 우량물에 비해 하락속도가 더디며, 발행금액이 전년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부 취약업종에서 이달 중 3곳의 수요예측 미달사례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CP 발행을 통해 회사채 발행을 대용하는 사례도 일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CP와 전단채 등 단기금융시장에서 위기가 시작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기적 장기적 기업 실적 부진과 신용등급 하락으로 크레딧시장이 경색되면 그 위기는 장기회사채 시장보다 CP와 전단채 시장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 웅진, LIG, 동양 부도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업 자금조달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위기는 단기금융시장에서 촉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 건전성 지표 일부 착시효과…문제는 내년이 더 걱정

문제는 기업 부실이 본격화되는 내년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2021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금융업 전반의 건전성 지표가 일부 착시효과를 반영하고 있으며 잠재 부실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 들어 현재까지 기업대출 증가액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기업대출 증가액은 97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고치였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64조3000억원)보다 1.5배나 높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서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은 1200조원을 돌파했다. 한 해 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지난해 3곳 중 1곳에서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내년 중 대출 만기 연장ㆍ이자상환 유예,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비율 완화, 예대율 규제비율 상향 등의 코로나19 금융규제 완화조치가 종료되면 그간 숨어있던 부실 요인들이 한꺼번에 몰려오게 된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 각종 규제비율 유연화 조치 등이 일단락되는 내년 6월 이후를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은행의 대손비용 증가도 문제지만 제2금융권의 부실화 가능성은 더 크다"고 경고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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