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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레코드]임지연 "연진아, 용서는 없어…후회·반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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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지연 인터뷰

'더 글로리' 학폭 주동 박연진役
연기력 논란 딛고 대세로 우뚝

"연진아, 용서는 없어. 평생 죗값 치르고 네가 한 일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하길 바랄게."


배우 임지연(32)이 '더 글로리'에서 연기한 박연진을 떠나보내며 한 말이다. 박연진은 고교 시절, 동급생을 고데기로 지지며 괴롭히면서도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못한다. 태연한 얼굴로 친구들을 선동해서 한 사람의 영혼을 짓밟는 악랄함. 그런 짓을 해놓고도 반짝반짝 웃으며 일상을 살아가는 뻔뻔함에 시청자는 분노했다. 시청자가 분노할수록 임지연의 인기는 상승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임지연은 "'더 글로리' 대본을 읽으면서 연진이가 미웠다"며 "세상 사람 모두가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진이가 미움받아야 임지연의 진정성이 더 잘 전달된다고 바라봐서다.


괴롭힘·욕설·흡연 "쉽지 않은 악역"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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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30일(파트1)과 지난 10일(파트2) 공개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에 시달린 문동은(송혜교 분)이 처절한 복수를 계획해 실행하는 내용을 그린다. 임지연은 고교 시절 동은을 괴롭히며 잊을 수 없는 고통을 준 기상캐스터 박연진을 연기했다. 파트2에서는 동은이 복수에 나서자 저지른 악행이 탄로 나지 않도록 맞선다.


극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를 향한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임지연은 "처음 대본을 받고 읽었을 때 잘 짜인 소설 한 편을 읽는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어떤 캐릭터를 맡더라도 작품에 참여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배역은 연진이었다. 늘 악역을 연기하고 싶었는데 '더 글로리'로 도전할 기회가 왔다. 40~50대 내공이 쌓인 배우가 됐을 때 제대로 된 악역이 주어지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했는데, 젊은 나이에 마음에 드는 악역이 찾아와서 무조건 내 것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타인을 괴롭히는 장면이 유독 많았다. 욕설, 흡연 등 감정적으로 쉽지 않은 연기도 소화했다. 임지연은 "차 앞에서 담배 피우는 장면은 이 정도로 화제가 될 줄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이왕이면 맛있게 피우고 싶었다. 스태프들도 연진이가 담배 피우는 거 보면 나도 피우고 싶다고 했다. 담배도 연진이답게 피우고 싶어서 디테일까지 살렸다"고 말했다.


"감정신이 몰린 날이 있었어요. 감옥 장면을 종일 찍고 집에 왔는데 미간에 주름이 생겼더라고요. 세상이 전부 짜증 나는 기분이었죠. 소리를 많이 질러서 그런지 성질도 예민해지고요. 우스갯소리로 현장에서 '다음에 진짜 착한 역할 할 거예요' 말하고 다녔어요. 덕분에 임지연보다 연진이가 더 유명해졌네요. 집에서도 엄마가 '연진아'라고 불러요."


학교 폭력 검증 無…"가해자들 용서 구하라"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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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이 주요 소재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꼽히는 만큼 적지 않은 무게감으로 임해야 했다. 출연 배우 역시 책임감이 요구됐다. 임지연은 "절대 있을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해자들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박연진은 피해자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죄책감도 못 느낀다고 생각하고 접근했죠. 미안함을 모르니까 용서를 구하는 것도 있을 수 없다고 봤어요. 마음은 그렇게 출발했는데 연기하기 어려운 장면이 많았어요."


앞서 차주영이 "학교 폭력 이력을 확인하고 캐스팅이나 촬영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임지연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딱히 학창 시절에 관한 검증이나 별도로 이야기한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했다.


최고의 영광은 엄마…연기 잘하는 배우 꿈꿔

영화 '재난영화'(2011)로 데뷔한 임지연은 '인간중독'(2014)에서 파격적인 연기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안방으로 무대를 옮겨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2016)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영화 '간신'(2015) '럭키'(2016) '타짜: 원 아이드 잭'(2019) 등에 출연했다.


한때 부정확한 발음과 작위적 연기로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임지연은 "이렇게 많이 칭찬받는 날이 올 줄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섭고 불안하지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더 글로리'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더 글로리'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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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타고난 배우가 아니에요. 대학교 때 주변에 끼가 많은 배우들이 많았지만, 가진 게 많지 않아서 늘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죠. 좋은 마스크를 가진 덕분에 일찍 상업영화에 캐스팅됐는데 파격 장면으로 주목받았어요. 그렇게 데뷔하다 보니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때론 혼나고 또 울었지만, 노력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성장하자는 마음이었어요. 할머니가 되어서도 연기할 생각으로 걸어왔는데 이렇게 칭찬받는 날도 있네요."


임지연은 "앞으로 힘든 순간은 분명 또 찾아올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어 "연기력 논란이 또 불거질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이겨내는 성취감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그게 배우라는 제 직업을 사랑하는 큰 이유"라고 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은 언제였냐고 묻자 첫 상업영화 데뷔작인 '인간중독' 시사회 때 어머니와 만난 순간을 떠올렸다. 임지연은 "시사회 날 엄마가 크고 예쁜 꽃다발을 안겨주면서 '지연아' 부르던 순간이 기억난다.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영광의 순간"이라며 "끈기와 열정으로 열정 가득한 배우,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고 떠올렸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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