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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구구팔팔 중소기업에 필요한 정책적 섬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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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중기벤처부장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중소기업 단체 대표들을 만난다. 선거 때마다 으레 있는 일이다. 곱지 않게 볼 수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 또한 없겠다. 방문·면담의 진정성 여부 판단은 잠시 미뤄두자. 이런 과정을 통해서라도 중소기업계의 현안을 제대로 듣고, 이해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자리다.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건 그들이 중소기업계의 애로사항을 온전히 파악해 주요 공약에 반영해 개선하고 실현한다면 되는 일이다.

이참에 중소기업계도 10대 현안과제를 정리해 여아 대표를 방문해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계가 애로사항으로 꼽은 것은 획일적 주52시간제 개선, 최저임금제도 개선, 납품단가 제값받기, 공공조달제도 개선, 온라인 플랫폼 거래 공정화, 불공정거래 개선, 중소기업 승계 원활화, 협동조합 공동사업 활성화, 중소기업제품 판로확대 지원, 중소기업 전용 신용평가체계 구축 등 10가지다.


주52시간제 개선과 최저임금제도 개선은 이번 정부에서 등장했다. 중소기업계 현안 중에서도 우선 순위에 있다.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온라인 플랫폼 거래 공정화는 경제구조 변화로 새롭게 등장한 화두다. 납품단가 제값받기나 불공정거래 개선 등은 대·중소기업 간에, 원·하청 구조 간에 나타나는 해묵은 과제다. 여기에는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탄소중립 감축 문제 또한 중소기업들에게는 넘어야할 큰 벽이다.


중소기업들에게 가중되는 부담은 급격하고 개선은 더디다. 이종격투기 경기 같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체급이 다른 선수에게 같은 룰(규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획일적 주52시간제의 문제점은 중소기업 생산현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통 제조업의 인력부족은 경제 환경의 구조적 변화나 개별 기업의 처우 문제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에게 치명상을 입혔고, 기존의 질서와 구조를 빠르게 붕괴시키고 있다. 정부가 제시하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 기업들은 상당한 투자와 비용 지출을 감내해야 한다. 개별 중소기업으로선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번 정부의 친노동 정책, 코로나19 상황, 경제구조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힘들지만 참아라, 어렵겠지만 따르라, 고통스럽지만 받아드리라’고만은 할 수 없다. 이런 것들을 다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개별 기업들의 부담은 줄이면서 일은 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지금 세상이 ‘까라면 까야 하는’ 옛날 군대는 아니지 않나.


우리는 중소기업들을 경제를 구성하는 실핏줄로 묘사하곤 한다. 국내 전체 기업의 9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근로자의 88%(가장 최근인 2020년 중소기업 기본통계로는 83.1%)가 중소기업에 다닌다는 뜻의 ‘구구팔팔’은 국어사전에도 있다. 중요성에 걸맞게 육성되고 그들이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적 섬세함을 작동시켜야 한다. 중소기업 현실에 맞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중소기업인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대·중소기업의 양극화가 곧 이 사회의 양극화다. 전체 고용의 83%를 책임지는 기업들이 잘 굴러가야 국민의 생활도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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