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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베토벤 탄생 2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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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베토벤 탄생 2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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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의 원래 제목은 '보나파르트 교향곡'이었다. 보나파르트는 나폴레옹의 성이다. 베토벤은 한때 나폴레옹을 영웅으로 추앙했다. 나폴레옹이야말로 프랑스 혁명의 혼란으로부터 프랑스를 일으켜 세운 영웅으로 평가했다. 그래서 베토벤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교향곡 3번을 나폴레옹에게 헌정할 생각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1804년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하면서 베토벤의 생각은 바뀌었다. 베토벤은 결국 나폴레옹도 독재자가 되려 한다며 크게 실망했고 보나파르트라고 적힌 교향곡 3번 악보 표지를 찢어버렸다. 교향곡 3번 '영웅'은 그렇게 탄생했다. '영웅'은 혼란의 시대를 수습해줄 영웅의 탄생을 기다린 베토벤의 바람이 담긴 곡인 셈이다.

따지고 보면 베토벤의 삶 자체가 영웅적이었다. 괴팍한 그의 성격은 영웅적 면모와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음악가에게 치명적인 청력상실이라는 고통을 극복한 불굴의 의지는 영웅으로 추앙 받기에 충분하다. 베토벤의 장례식에 약 2만 명의 추모객이 모인 것도 그의 영웅적인 삶을 흠모했기 때문이리라.


1827년 3월2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베토벤의 장례식은 이례적으로 오후에 열렸다. 멀리서 오는 조문객을 배려한 조치였다. 베토벤의 하숙집에서 장례식이 거행된 성당까지 500m에 불과했다. 하지만 추모객이 너무 많이 몰려 운구 행렬이 500m를 이동하는 데 1시간30분이나 걸렸다.


내년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내년은 무조건 베토벤이라는 말이 나온다.

영웅의 탄생을 기대한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극심한 혼란이 계속 되는 상황에서 맞이해야 한다니 묘한 아이러니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영웅'은 어느 시대든 그 나름의 혼란과 좌절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베토벤은 또 지독한 혼란 속에서 오히려 음악에 더 천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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