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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정상 금리로 회귀, 채권 투자에 관심 가져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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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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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 내외, 우량 회사채 금리는 4% 안팎이다. 8년여 만에 처음 겪어보는 금리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를 넘어 7%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금리 상승으로 직접적인 손실을 보는 첫 번째 이는 만기가 긴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다. 예컨대 국채의 일종인 국민주택채 5년물 1억원을 보유한 채권투자자는 이 채권의 금리가 1% 올랐을 때 금리 상승분 1%의 5년치에 해당하는 투자금액의 약 5%, 즉 약 500만원을 손해본다. 손실을 보는 두 번째 이는 변동금리로 많은 금액을 대출받은 채무자다. 대출금리가 2% 상승할 경우 1억원의 대출을 받고 있는 이들은 대출금액의 2%인 매년 200만원을 추가이자로 부담해야 한다.


이처럼 확실한 금액을 손해보는 이들 말고도 다른 투자 자산들을 보유한 수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금리 상승으로 손해를 입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매년 투자금 5% 정도의 임대료 수입을 얻고 있는 꼬마빌딩도, 평균 7% 정도의 수익을 안겨주는 과수원 농가도, 투자자본의 10%에 해당하는 당기순이익을 꾸준히 발생시키는 우량기업도 시중금리 수준이 2%에서 5%로 상승한다면 투자매력도나 자산의 내재가치가 확연히 떨어지게 된다. 이 경우 3% 정도로 수익성이 낮은 어느 사업체는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

이처럼 시중금리 수준에 따라 투자자산들의 가치가 민감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필자는 금리를 '투자자산의 가치를 측정하는 저울'이라고 부른다. 돌이켜보면 2015년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대로 들어선 이후부터 시중금리는 과도하게 낮았고, 이때부터 제대로 된 저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잠재성장률이 낮다는 명분으로 사상 최저치의 기준금리를 유지했지만 필자의 분석으로는 이 왜곡된 금리 수준이 오히려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일본과 유럽의 저금리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한국이 그 나라들의 금리정책을 답습하려는 모습에 의아해 했다. 2018년에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 수준이 역전되는 상황까지 이르렀고, 때 맞춰 이 고장난 '금리저울'에 올라선 대한민국 부동산 가격은 눈금을 무시하며 폭등했다. 한국은행의 최우선 목표인 물가안정에 부동산 가격 안정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쓴소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 이자비용에 둔감해진 가계나 정부가 부채를 계속 늘리고 싶어하는 부작용도 크다.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간만에 기준금리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채권자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과도하게 많은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이들이 큰 고통을 받는 것은 유감이나, 미래를 생각하면 초저금리라는 '모르핀'의 영향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정답이다. 제대로 된 저울이 있어야 투자자산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 되고, 제대로 된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경제는 효율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필자는 과거 저서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 이하로 내려갔을 때부터 개인 재산에서 채권을 몽땅 매도한 뒤 4~5% 이상의 배당주를 편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며칠 전에는 약 7년 만에 처음으로 채권자산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감히 현재 적정금리를 기준금리 2%, 국채 3년 2.5%, 국채 10년 3.2% 수준으로 판단하는 필자로서는 현 3년물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나 5년물 국민주택채권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아직 7~8% 이상의 배당을 주는 한국 배당주가 훨씬 더 매력적이긴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시 채권자산을 조금씩 포트폴리오에 담아가도 좋은 시기인 듯하다.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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