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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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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영화 ‘기생충’의 숱한 수상소식을 접하면서 묘한 기분이 든다. 지금 내 주변의 익숙한 풍경이 전세계 사람들에게 보이고 있다니, 나도 영화 속 ‘행인2’가 된 듯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연일 한국 상황이 세계뉴스에 등장하는 지금은 심히 슬픈 의미로, 한편의 재난영화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쇼핑몰이 한산해지고 종교집회는 방송중계로 대체되는가 하면, 급기야 유치원, 학교는 개학도 연기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는 이미 대도시 여러 곳이 폐쇄됐고, 그 와중에 가족을 몰래 빼내려 권력을 남용한 관리가 적발돼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31번 환자'가 공분을 샀다. 검사를 받자는 의료진의 권고를 두 차례나 거부하고, 교회로, 뷔페식당으로 종횡무진하면서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자신의 거주지는 사람이 나다니지 않는 유령도시로 변했고, '성공적인 방역 국가'로 평가받던 한국은 졸지에 방역망이 뚫린 허술한 국가가 되었고, 인류는 코로나19 박멸에서 한 발 더 멀어지고 말았다.

31번 환자, 아니 우리 중 누구라도, 평생 이런 전대미문의 전염병 사태를 맞을 줄 알았겠는가. 그저 가벼운 증상으로 치부하고 '나는 괜찮겠지', '나 하나쯤이야' 하는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참혹한 결과와 함께 얻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와 의료기관이 제시하는 수칙을 철저히 따르는 것이다. 또 누구나 쉽게 인터넷, 모바일 SNS를 통해 정보의 발신 유통주체가 될 수 있는 만큼 관심을 끌려고, 또는 질병의 불안에 사로잡혀 부정확한 정보를 주위에 전파하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몇몇 개인의 피땀을 갈아 넣어 막아낼 수 있는 시점은 이미 지났다. 범국가적으로 체계적인 매뉴얼과 시스템으로 질병관리체계를 보완하고, 취약한 의료 인프라 확충, 사회보장 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재난영화는 해피엔딩으로 감동이 배가 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코로나상황도 속히 해피엔딩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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