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탁류청론] 디플레 가능성 낮지만… 안심할 순 없어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탁류청론] 디플레 가능성 낮지만… 안심할 순 없어
AD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진입하면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심리가 확산돼 임금이 하락하며 이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고 다시 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디플레이션은 한번 들어서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워 이에 대한 우려 제기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우리 경제는 정말 디플레이션에 진입하고 있는가?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당장 우리나라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 지난 9월 물가상승률이 0%를 밑돈 것은 지난해 크게 상승했던 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와 함께 유가가 안정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었다. 무상교육 확대,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등 정부정책도 물가하락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공급 측 요인과 정책적 요인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해 물가가 하락했다는 것은 언제든 물가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비자물가 편제대상 품목 중 가격상승 품목이 60% 이상으로 하락 품목의 2배 수준이라는 점도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 상황이 아님을 시사한다. 1990년대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던 일본은 가격하락 품목의 비중이 상승품목의 2배 수준이었다.

둘째, 앞으로도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없는가? 그렇지 않다.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1%대 초반이었던 근원물가상승률이 최근 들어 0%대 중반으로 낮아진 것은 수요 측면에서도 물가압력이 낮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요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률 둔화는 지속성이 길 뿐만 아니라 경제활력을 크게 떨어뜨린다.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ㆍ고령화는 성장잠재력을 빠르게 약화시켜 우리 경제를 '저성장-저물가'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 특히 고령층의 취약한 소득기반과 자산ㆍ부채구조는 부채디플레이션에 노출될 위험을 지니고 있다. 부동산과 연계된 가계부채 부담, 저임금 부문을 중심으로 한 취업자 증가 등은 중장기적으로 성장과 물가를 낮추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여기에다 글로벌화와 기술발전, 온라인거래 확산, 공유경제 활성화 등은 기조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이다. 따라서 디플레이션이 당장의 위험은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 경제가 이 같은 문제를 계속 안고 간다면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는 잠복된 위험이라 할 수 있다.


셋째,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정부의 다각적이고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 최근의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거시정책은 당분간 내수회복을 지원하고 경제활력이 제고되도록 확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그러나 단기적 경기정책만으로 디플레이션이나 저물가 고착화를 방지하기는 역부족이다. 경제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공공요금 정책은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정책체계를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는 안정 흐름을 이어가도록 유도해나가야 한다. 장기간 이어진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주택가격 버블 붕괴로 인한 수요충격에서 시작되었다. 중장기적 계획하에 고령화와 저출산 대응, 노동시장 개혁, 산업구조조정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정책은 일관되게 추진해나가야 한다. 이는 디플레이션 위험 제거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생존이 걸린 과제이기도 하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