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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진짜 동반자 관계… 정책 유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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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진짜 동반자 관계… 정책 유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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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막을 내린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과거와 달랐던 점은 신남방 정책에 맞춰 격상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에 국가적으로 공을 들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의 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했다. 이번 정상회의 계기에 무려 38개의 부대행사가 진행된 것만 봐도 아세안을 대하는 한국 정부의 자세가 과거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세안 국가는 한국의 제2의 교역 파트너이자 6억5000만명의 인구가 있는 거대한 미래 시장이다. 국제 정치나 외교 분야에서의 우호적, 협력적인 관계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미ㆍ중 무역 분쟁, 한일 갈등, 남북 관계 개선 등 우리 앞에 놓인 과제를 해결하는 데서 아세안은 손을 잡고 가야 할 소중한 친구다. 이번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국내적으로는 '동남아'라는 지역적 인식의 틀에 갇힌 사람들에게 아세안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그들이 우리의 귀한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준 좋은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 정부의 정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각국 정상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협력이다. 각국 정상들은 부산에서 자국에 필요한 스마트시티와 스타트업 진출 분야 등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위해 발로 뛰었다. 최고령인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한국산 항공기를 둘러봤고 고속열차를 시승하기도 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수도 이전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는 부산항을 방문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각국 정상의 행보는 하나하나 본국에 뉴스로 전달됐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아세안이지만 여전히 경제 발전이 최대 화두이며 기술이전이나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세안 국민들이 미소를 짓게 하는 뉴스도 많았다. 조코위 대통령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각각 감천마을과 서울 탐방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직접 올렸다. 마하티르 총리가 수소차를 직접 운전했다거나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이 전용기를 직접 조종해 정상회의에 참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열광적인 반응과 관심이 모아졌다. 정상 부인들이 K뷰티 페스티벌에서 체험하는 장면들도 SNS를 타고 널리 퍼져나갔다. 이번 행사에 대한 아세안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화기애애했던 만남의 분위기를 비교적 자세하게 전달하고 한국 기업에 대한 설명이나 서울과 부산에 대한 이미지도 칭찬 일색이다.


그러나 SNS를 통한 정상들의 소식과 경제협력 기대감에 대한 환호를 모두 우리에 대한 호감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과거 '한국은 MOU만 맺고 그다음엔 진전이 없다' '꾸준한 관계 맺기가 어렵다'라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렸다. 아세안에서 한국의 위치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중국, 일본과 비교가 된다. 일방적인 우위가 아닌 진정한 동반 성장, 미래로 나아가는 파트너십, 일관된 정책 방향이 중요한 이유다.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 관광객이 늘어나길 바란다. 투자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ㆍ아세안이 더 가까워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사람, 번영, 평화로 대변되는 '3P'에 기반한 신남방 정책의 기조가 변하는 순간 돈독하던 관계는 언제든 소원해질 수 있다. 불씨를 잘 살려 이후로도 차분하고 매끄럽게, 따뜻하게 관계를 이어가길 기대한다.


고영경 말레이시아 선웨이대학교 시니어리서치 펠로우, '미래의 성장시장 아세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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