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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비관론과 낙관론, 답은 현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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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중기벤처부 차장] "경영하기 정말 어렵다." "창업한 이후 이보다 더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요즘 중소기업 현장에 가면 기업인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친(親)노동정책이 이들에게 미치는 부담감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한 산업단지를 찾아갔을 때 들었던 말이 기억에 생생하다. "아직 살아남으셨네요." 산업단지 주변에서 오랫동안 음식점을 운영하던 사장이 식사를 하러 온 산업단지 입주기업 관계자에게 했던 말이다. 단골이던 기업인들과 그 회사들이 산업단지에서 사라지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고 했다.


기업가 지인이 얘기한 고민거리에서도 요즘 경영환경이 매우 어려워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지인은 창업 이후 20년 이상 회사를 지속 성장시켰다. 정부기관장 표창도 받았다. 특히 기업가정신을 강조하며 일자리창출에 기여했다.


하지만 임금인상 등으로 인한 경영부담이 그를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아직까지는 버틸 수 있지만 경영부담이 가중되면 인력감축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평소 보여줬던 책임감을 떠올려보면 지인의 마음을 짓누르는 부담감이 얼마나 클지 그 무게를 짐작할 만하다.

최근 소상공인 설문조사를 보더라도 현장은 심각하다. 소상공인 3곳 중 1곳은 최근 1년 내 사업전환이나 휴ㆍ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고 했다. 올해 2분기 이후의 경영상황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이 느끼는 경영현장은 비관적이다.


지난주 '중소기업주간'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도 개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기관장들이 직접 대회에 참석해 중소기업인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성장은 정부의 변함없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벤처창업과 투자액 증가, 유니콘기업 수 증가, 중소기업 연간 수출액 증가 등의 통계 수치를 제시하며 정책 성과를 내세웠다. 중소기업 정책을 종합 관리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박영선 장관도 '제2의 벤처 붐'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현장의 목소리는 비관적이지만 정부는 낙관적인 시각이다. 이러한 괴리가 단순히 현장과 통계의 온도 차이 때문에 나타나는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의 틀에 갇혀 제대로 현장을 바라보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의 문제일까. 분명한 것은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의 경제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현장에 안착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그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눈앞에 닥친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의 고민과 아픔이 너무 크다. 당장 치료부터 해야 한다.


답은 현장에 있다. 현장의 애끓는 목소리에 귀를 더 기울여야 한다. 정책에 문제점이 있다면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 그들의 목소리가 분노에 찬 집단행동으로 변하기 전에 말이다.






김대섭 중기벤처부 차장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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