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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정부, 기업의 '마고'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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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기해년(己亥年) 첫 근무일인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회. 문재인 대통령이 각계 각층 인사 300여명을 초청해 '더 잘 사는, 안전한,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새해 모임이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유독 300여명의 초청 인사중 불편해 보이는 '테이블 넘버 6'이 있었다. 6번 테이블엔 4대 그룹 총수들이 앉아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대기업 총수 중에서는 이들 4명만 초청을 받았다. 재계 총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은 없었다. 다른 테이블은 정치인ㆍ관료 혹은 중소기업인들이었다.
4대그룹 총수만 초청을 받은 것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 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재계 신년회인 3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신년회에 2년째 불참하면서도 올해 중기중앙회 신년회에 4대그룹 총수를 부른 것은 구색 맞추기 차원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재계를 홀대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4대 그룹 총수만 초청했다는 얘기다.

이날 신년회에 참석한 4대 그룹 총수들은 시무식을 열고 새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정부에서 재계를 홀대하는 것과 상관없이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것이다.

재계 신년사의 공통 키워드는 위기 극복, 사회적 가치 제고, 미래 지속 성장 기반 구축 등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법고창신(法古創新)'(삼성전자), '승풍파랑(乘風破浪)'(포스코) 등 새해 신년사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사자성어에서도 3가지 키워드가 드러난다.
하지만 기업들이 정작 하고 싶은 진정성 있는 말은 없었다. 현 정부에 미운털이 박히지 않도록 예쁜 말들만 나열한 것. '국가경제에 이바지 하겠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등의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문구는 모든 그룹 신년사에 언급 됐을 정도다. '규제 개혁을 해달라' , '투자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등의 속내는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2019년 직장인들은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마고소양(麻姑搔痒)'을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인구직 전문 업체에서 직장인 885명에게 새해 소망 사자성어를 조사한 결과, 마고라는 손톱이 긴 선녀가 가려운 데를 긁어준다는 의미의 마고소양이 1위였다.

기업들이 올해 가장 바라는 것도 마고소양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인 규제를 정부가 해결해 주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마고가 될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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