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장에는 유독 300여명의 초청 인사중 불편해 보이는 '테이블 넘버 6'이 있었다. 6번 테이블엔 4대 그룹 총수들이 앉아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대기업 총수 중에서는 이들 4명만 초청을 받았다. 재계 총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은 없었다. 다른 테이블은 정치인ㆍ관료 혹은 중소기업인들이었다.
이날 신년회에 참석한 4대 그룹 총수들은 시무식을 열고 새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정부에서 재계를 홀대하는 것과 상관없이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것이다.
재계 신년사의 공통 키워드는 위기 극복, 사회적 가치 제고, 미래 지속 성장 기반 구축 등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법고창신(法古創新)'(삼성전자), '승풍파랑(乘風破浪)'(포스코) 등 새해 신년사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사자성어에서도 3가지 키워드가 드러난다.
2019년 직장인들은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마고소양(麻姑搔痒)'을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인구직 전문 업체에서 직장인 885명에게 새해 소망 사자성어를 조사한 결과, 마고라는 손톱이 긴 선녀가 가려운 데를 긁어준다는 의미의 마고소양이 1위였다.
기업들이 올해 가장 바라는 것도 마고소양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인 규제를 정부가 해결해 주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마고가 될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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