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지금도 염색한다, 탈색하겠다 매일 노래를 부르는데, 모두 허용한다고요? 그나마 학교에서 못하게 하니 안하고 있는건데… "
학교 현장에선 즉각 찬반 의견이 쏟아져 나왔지만 대부분 두발 규제가 '구시대적 발상'이라는데 공감하고 학생들이 두발을 통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는 존중해야 한다고 인정하고 있다. 물론 학교가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권한이나 의무는 얼마나 덜어줄 수 있을지, 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을 놓고 자칫 경제적 위화감이 생겨나지는 않을지 걱정 또한 적지 않다.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의 '자유로운 두발' 허용 범위를 공론화에 부치겠다고 한 배경에는 우리사회에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고, 이를 통해 학교는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감을 갖게 하는 '민주시민' 교육을 실현할 때가 됐다는 인식도 자리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학생들이 충분히 논의하다 보면 극단적으로 방만해지기 보단 스스로 결정하는 자정능력이 발휘될 것"이라며 "중요한 건 합의 과정이고, 만약 공론화를 통해 규제를 유지하기로 결론이 나면 이 또한 수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복 입은 시민'으로서 학생들의 자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첫걸음으로 용의복장의 자유를 약속하고,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몸소 배우게 해주고 싶다는 그 취지는 충분히 납득이 간다.
이제 내년까지 각 학교별로 학생생활규정(학칙) 개정을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이 각자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또 그것이 얼마나 공정하게, 민주적으로 반영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두발 자유화 논의는 현재 공론화가 진행중인 '편안한 교복'이나 앞으로 또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는 학생들의 화장 허용 문제와도 모두 연관된다.
다만 두발 규정은 각 학교가 정할 문제인데도 조 교육감이 미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모양새가 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학교자율과 학생자치를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교육감 스스로가 학교자율권을 무시하고 결론부터 공표한 공론화가 얼마나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현장의 지적도 귀 담아 들어야 한다.
/사회부 조인경 차장 ikjo@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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