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확대되는 '미투(Me too) 운동'의 끝이 어디일까 이야기를 나누던 후배는 진심으로 억울한 표정이었다. 적어도 남녀 평등한 교육을 받아왔고, 사회에 나와서는 여성 상사와 일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으며, 육아나 가사도 절반은 부담할 의지가 있는 이 젊은 세대는 우리사회에 여성에 대한 성적 차별과 폭력이 분명히 존재함을 인정하면서도 그 비난의 화살이 남성 전체를 향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쾌하다고 했다.
이미 올해 대학가 신입생 환영회에선 학생들 스스로가 과도한 술자리를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회사 상사들은 불필요한 회식 자리를 줄여가고 있다. 공연이나 광고업계마저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 구설수에 오를까 확인하고 또 검토한다고 한다.
검찰과 문화예술계에서 시작된 미투 물결이 정치권, 의료계, 대학 등을 거쳐 아직 잠잠한 듯 보이는 공공부문, 교육계, 체육계 등에선 더 기함할 일들로 폭로될 것이라는 불안한 예감도 나온다. 어떻게 지금껏 우리 주변에서 이같은 권력형 성폭행·성추행이 만연했는데도 그리 오랫 동안 드러나지 않았는지 실로 참담할 지경인데, 그 와중에 각종 정치적 이슈몰이로 변질되는 사안들까지 면면히 들여다 보자니 매일매일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사회부 차장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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