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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최저임금 7530원 시대의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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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연초부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건 단연 최저임금 인상 이슈다. 생계형 자영업의 상징인 치킨집이나 편의점주 등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 사장들은 앞다퉈 치솟은 최저임금 인상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인터넷에서 갑론을박을 벌였다.

일부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감축과 물가상승을 불러와 오히려 저임금 근로자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한다며 증오와 저주를 퍼붓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느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사장들이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는 '차고 넘치는' 증거들이 제시됐다.
소상공인들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취급한다는 항변은 얌전한 축에 속한다. 정부와 여당은 현실을 눈꼽만큼도 모르면서 탁상행정의 전형을 펼친 무능의 극치로 묘사됐다. 일부 과격론자들은 무능 정권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했고, 정책 입안자들을 경제 전복 세력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최저임금 7530원 시대의 아우성은 최저임금 인상을 일자리 감소, 실업률 증가, 물가상승, 내수경기 위축 등 우리 삶을 고단하게 하는 만악의 근원으로 누명 씌웠다.

최저임금 개념이 처음 도입된 건 1988년이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폭은 16.4%로 인상률로만 보면 2000년 9월~2001년 8월 최저임금 인상폭(16.6%)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다. 지난해까지 6470원이던 시간급은 7530원으로 1000원 이상 올라 하루 8시간을 꼬박 일하고 받을 수 있는 일급은 5만1760원에서 6만240원으로, 한달 월급(209시간 기준)은 135만2230원에서 157만3770원으로 상승했다.
한달 157만원. 남는 시간 용돈이나 벌려고 잠깐씩 일하고 받는 돈이 아니다. 하루 8시간, 주당 40시간은 자고 먹는 시간, 인간이 다음 활동을 위해 휴식하고 가족 또는 친지, 친구와 최소한의 사회적 교류를 위해 접촉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을 전부 노동하는 데에 바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루 6만원의 돈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하루 노동의 대가로 과분한가. 최저임금에 쏟아지는 비난을 듣고 있자면 대한민국에는 근로자는 없고, 사업자만 있는 나라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편의점은 최근 5년 새 60% 가까이 늘어 4만개에 육박한다. 좋은 일자리들이 사라지면서 생계형 자영업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늘었다. 정부가 낙수효과에 목 매는 사이 사교육으로 입시경쟁에 내몰렸던 청춘들은 정년과 연금이 보장되는 공시족의 길을 택하고 있다.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들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무인기기를 들여놓기 시작했다. 해마다 임대료를 올리면서도 아직 세금 한 푼 제대로 내지 않는 건물주들이 즐비하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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