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이후의 조선은 더욱 한심했다. 교훈을 얻지 못한 채 청나라의 침입을 받아 삼전도의 치욕을 겪었다. 두 전란의 후유증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조선은 영ㆍ정조때 잠시 원기를 회복하는가 했지만 결국 근대화의 흐름에 동참하지 못한 채 외세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도 거세다. 자칫 사소한 실수나 오판에 의해서라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번의 위기는 이전과 차원이 다를 정도로 심각하다.
경제는 또 어떠한가. 한국 기업들의 전매특허인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쫓기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다가 오고 있지만 기초 기술ㆍ창의적 인재 부족 등으로 손만 빨고 있다. 그야 말로 민족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서 있다.
기업들도 기술 개발이나 창의적 인재 등용ㆍ경영보다는 '갑질'이나 '불법'으로 인한 이윤 창출에 더 익숙한 느낌이다.
임진왜란 직전 고봉 기대승과 퇴계 이황의 수준 높은 학술 논쟁이 있었다. 당대의 대학자 이황은 아들 뻘인 기대승의 도전적 문제 제기를 "건방지다"고 일축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을 인정하고 머리를 숙였다. 기대승도 이황의 높은 식견과 탁월한 이론을 존경해 마지않았다. 두 선생의 아름다운 논쟁은 조선의 성리학이 원조인 중국을 뛰어 넘는 계기가 됐다. 십만양병설을 주장한 율곡 이이와 이순신을 등용하고 징비록을 편찬한 서애 유성룡과 같은 현인들도 있었다. 당시는 비록 왕조 사회의 한계 등으로 이들은 임진왜란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 민주 사회 속에서는 다를 것이다. 정치적 대립에서 벗어나 서로를 존중하면서 사회의 갈 길을 모색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과감히 배치한다면 제2의 임진왜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짙은 어둠 뒤에 새벽이 오듯이 통일시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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