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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쉬우면서도 어려운 집값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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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미국의 집값은 2006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지난 2분기 기준으로 7.6%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프랑스는 2.1%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에 비해 한국은 25%를 살짝 넘기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 매매 가격 지수를 보면 2012년에만 0.03%의 미미한 하락을 보였을 뿐이다. 2011년에는 6.86%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지난해 2.10%, 올해 4.23% 올랐다.
물론 스웨덴, 노르웨이, 멕시코, 중국 등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40~60%대의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 영향을 덜 받았거나 경제성장률이 높은 나라들이 많아서 한국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한국은 금융위기 이전에 ‘광풍’이라 불릴 정도의 부동산 급등기를 거쳤다.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13%, 이듬해 14% 오르더니 1990년에는 21%라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이후 다소 조정을 받다가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에는 12%나 폭락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서 2002년 16%, 2006년 11%의 상승률을 보였다. 오를대로 올랐지만 각종 악조건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최근의 부동산 경기 회복은 정부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큰 것으로 보인다”는 게 LG경제연구원의 최근 진단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출 규제 완화, 기준금리 인하, 전매 제한기간 완화, 청약순위 통합, 재건축 연한 축소,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등을 지적했다. 아울러 주택 공급 부족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주목할 것은 이처럼 집값을 떠받쳐온 요인들이 이제 소멸 단계라는 점이다. 더 이상 가계부채 문제를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 기조로 돌아섰다. 이달 중 미국의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돼 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미국을 따라서 당장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저금리 기조가 끝나간다는 신호가 될 것이다. 경제는 심리다.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은 50만가구에 육박해 예년의 두 배 규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년 후 미분양 급증을 우려할 정도다. 따라서 공급 부족 현상도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 면에서 보면, 2018년에 인구 그래프가 급격히 꺾이는 이른바 ‘인구 절벽’이 찾아온다. 세계은행(WB)은 한국의 15~64세 인구가 2040년까지 15%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민자가 많지 않은 가운데 출생률도 떨어져 생산인구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나라"로 평가했다. 부동산 수요 위축의 구조적 요인이 될 것이다. 쉼없이 상승한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원을 넘는다. 빚 내서 사는 것도 한계가 있다.

객관적인 조건을 따져보면 집값 전망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심리는 입주 물량이 넘쳐나고 인구가 꺾이는 2018년 이전에 움직일 것이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정부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그동안 정부가 항생제를 투입해서 버텨온 것이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다. 이미 쓸 수 있는 수단을 다 쓰긴 했지만 선거 전후로 또 어떤 정책이 나올 지는 모른다. 지금껏 그래왔지만 집값이 떨어진다고 전망하기가 조심스러운 이유다.” 내년 4월 총선, 2017년 말 대선이다. '항생제' 과다 투입의 치명성은 익히 알려진 바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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