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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남북·한일 기념일이 일상이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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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무엇인가를 기념한다는 것은 그것이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과중를 통해 미래의 교훈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소원했던 관계가 기념일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회복되기도 한다. 그래서 한 사회나 국가에서 기념일은 이정표로 남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동선 정치경제부 차장

김동선 정치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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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맥락에서 북한이 지난 15일 6ㆍ15 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남북 당국 간 대화나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발표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이번에 북한은 '정부 성명'이라는 발표 형식을 따랐다.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정부 성명을 발표한 것은 두 번째로 지난해 7월 인천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 방침을 밝혔을 때 이후 거의 1년 만이다.
물론 북한은 6ㆍ15 선언의 실천적 조치와 한미 군사훈련 금지 등의 전제 조건을 달았다. 또 대남 비방이나 군사적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북한 최고권위의 정부 성명이라는 형식을 빌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같은 날 우리 국민의 송환을 통보하고 오늘(17일) 약속을 지키는 등 대남 유화 제스처를 보인 점에 비춰 과거보다 진일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그동안 우리 정부도 기회가 있을 때마나 북한에게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한 만큼 박근혜정부 들어 더욱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해빙될지 주목된다. 남북 당국이 진정 대화 의지가 있다면 그토록 원하던 대화를 이제는 할 때다. 모쪼록 기념일을 계기로 마련된 이 분위기가 남북 당국의 진정성 있는 대화 재개로 이어지길 바란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올해는 많은 나라에서 기념일을 챙기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5월 전승 70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치렀고 중국에서도 오는 9월 비슷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러시아의 전승 기념행사에는 한동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참석이 기정사실화 되기도 했다. 그래서 김정은의 국제무대 데뷔전에 세계적 이목이 집중됐지만 결국 방러는 불발됐다. 비슷한 맥락에서 그의 9월 방중도 아직 예단하기는 힘들다. 여러 분석 중 개인적으로는 김정은이 남의 잔치에 들러리 형식으로 참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한 표를 던진다. 물론 이런 전망이 오히려 틀리길 바라면서.

눈을 일본으로 돌리면 또 다른 기념일이 다가오고 있다. 오는 22일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양국 정부는 그 전후에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과거사를 비롯한 역사문제로 그간 한일관계도 꽉 막힌 남북관계만큼이나 틀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양국이 이번 계기를 어떻게 잘 살릴지 주목된다.

마침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8월 발표할 담화에 '반성'을 언급한다고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윤 장관의 방일이 성사되면 박근혜정부 들어 우리 외교수장의 첫 방일이 된다. 모쪼록 수교 50주년이라는 뜻깊은 기념일을 계기로 보다 진전된 메시지가 나올 것을 기대해 본다.

기념일을 챙겨 관계를 복원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섣부른 기대를 해본다. 남과 북, 한국과 일본 관계에서 기념일이 평온한 일상이 되는 그날을.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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