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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이봐, 해봤어?' 정신이 필요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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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자동차는 말이야, 일종의 바퀴 달린 국가야. 좋은 자동차를 만들어 세계 여러 나라에 팔면 이것들이 굴러다니면서 한국의 기술과 공업 수준을 세계에 선전하고 다니는 것이 되거든."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틈날 때마다 했던 말이다.

정 명예회장은 자동차 독자개발이라는 꿈을 꿨다. 1970년대 한국의 제조업은 말 그대로 걸음마 수준이었다. 당시 한국에서 자동차를 독자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넌세스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출간한 '이봐, 해봤어?'(저자 박정웅)에는 자동차 독자개발 초기 일화가 소개돼 있다.

당시 미국은 정 명예회장이 자동차 독자개발을 포기할 것을 회유했다. 1977년 5월 리처드 스나이더 주한 미국대사는 정 명예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현대가 계속 독자 생산을 고집한다면 자동차뿐 아니라 모든 해외사업에서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나이더 대사는 정 명예회장이 독자개발을 포기하면 포드, GM, 크라이슬러와 연결, 현대가 원하는 유리한 조건대로 조립생산을 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지원을 아까지 않겠다고 유혹했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미국정부의 회유를 거절했다.

그는 "이제 막 성장하는 소년기인 한국에 자동차 산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곧 5000달러가 될 것이며,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하면 자동차 수출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이렇게 태동했다.

40여년이 지난 지금, 정 명예회장의 꿈을 현실로 바꾼 것은 그의 아들인 정몽구 회장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한 자동차는 모두 800만5152대. 글로벌 완성업체 가운데 다섯 번째다.

연간 판매 800만대 돌파는 해외 생산네트워크에서 비롯됐다. 모두들 현대기아차가 해외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했지만 정 회장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현대기아차는 2000년 248만대, 2004년 317만대, 2008 418만대, 2010년 574만대, 2011년 660만대, 2012년 713만대, 2013년 755만대 등 매년 가파른 성장을 했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4공장(30만대)과 5공장(30만대)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아차 역시 멕시코공장(30만대) 착공이 초읽기에 들어갔고, 중국 공장 증설(15만대)도 시작됐다.

이들 해외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기아차는 1000만대 시대를 내다보게 된다. 정 명예회장의 '집념'에 이어 정 회장의 '뚝심'이 만들어 낸 결과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해봤어?' 정신이 재조명받고 있다. '해봤어?' 정신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의식이 깔려 있다.

현대차그룹이 2018년까지 8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해봤어?' 정신의 연장선상이다. 한계를 정면 돌파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다. 경영환경이 불확실하다고 해서 기업들이 투자를 보류하면 경제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조영신 기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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