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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보유세 2억짜리 집과 전세난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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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경훈 기자]#1. 대지면적 3만㎡에 영화상영관과 수십명이 묵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에다 마당에 심어진 260그루의 상록수까지…


#2. 수십개의 침실과 욕실, 일광욕 전용실, 최고급 체력단련실과 실내외 수영장, 골프연습장까지….
얼핏보면 최근 새로 만들어진 별 5개짜리 호텔이나 최고급 럭셔리 휴양지 빌라 광고처럼 보일 수도 있을텐데요. 최근 경매시장에 매물로 나온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소유 대저택의 화려한 면면입니다.

얼마나 큰 집인지 도무지 감이 안오는 건물 면적 5200㎡의 이 주택은 미국 시카고 교외도시 하일랜드파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조던이 20여년간 살았던 이 집은 지난해 2월 희망 매매가 2900만 달러, 우리돈으로 약 310억원에 부동산 시장에 나왔는데요. 조던이 이 집에 살면서 낸 보유세는 지난 2010년 기준으로 2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규모가 워낙 크고 비싼 탓에 거래가 쉽지않자 조던은 지난 1월 매매가를 무려 90억원나 낮췄고 급기야 경매 매물로 내놓았는데요. 오는 22일 경매가 시작되는 이 집의 최초 입찰가는 220억원입니다.
220억원. 선뜻 와닿지 않는 집값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하루만 저런 집에서 살아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의견도 눈에 띄지만 '815만분의 1' 확률을 뚫고 로또 1등이 되지않는 이상 내집 한 칸은 고사하고 전셋집 마련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인 마당에 220억원짜리 집을 누가 낙찰받든 지 관심없다는 허탈감을 표현한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얼마전 소득분위 1분위에 해당하는 서민가구가 30년 가까이 한푼도 안쓰고 단식에 성공하면 서울에서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국토교통부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전세가 현황' 자료와 통계청이 발표한 '분위별 월평균소득'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4억9068만원(7월 기준)인 반면 소득 1분위 근로자가구(2분기, 2인이상)의 월평균 소득은 140만9730원에 그치면서 이를 모두 저축한다고 해도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평균 29년1개월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또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2억7649만원으로 소득 1분위 근로자가구가 전셋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16년5개월치 소득 전체를 저축해야한다고 합니다.

이것저것 쓰고 남은 돈을 모아서 내 집을 마련하든, 전셋집 한 칸 구하려면 몇 배는 더 걸릴텐데 혹시나 마이클 조던의 220억원짜리 집에 한번 살아보고 싶다면 도대체 몇 세대에 걸쳐서 단식을 해야하는 지 계산이 쉽지 않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도심에 최고급 펜트하우스를 소유하고 있고 올초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대지 1만2000㎡, 실내 면적 2600㎡ 규모의 새 집을 지은 조던은 경매에 내놓은 집이 낙찰되든 안되는 상관없겠지만 전셋값 감당이 안돼 정든 동네를 떠나고 옥탑방과 반지하로 옮겨야하는 '전세난민'들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이런 서민들의 마음을 알고는 있는 지 잘 모르겠지만 국회의원들의 정치싸움에 발목 잡힌 부동산시장 정상화 관련 법안 등 민생법안은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김경훈 기자 styxx@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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