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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해운 잃으면 '國運'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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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아메리카 대륙은 이탈리아 사람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에 의해 발견됐다. 하지만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나라는 이탈리아가 아닌 스페인이다.

에스파냐(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은 콜럼버스를 고용, 항해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지원했다. 행위의 주체가 스페인인 셈이다.
스페인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만들면서 16세기부터 17세기 중반까지 약 150년간 세계 해양의 패권을 쥐었다. 식민지에서 나온 막대한 재화가 그 밑거름이 됐다. '스페인 = 무적함대'라는 공식은 이 당시 생긴 것이다.

세계 최강 스페인 무적함대를 무너트린 건 영국 해군이다. 스페인 펠리프 2세때 영국은 스페인이 장악한 해상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격분한 펠리프 2세는 영국을 토벌하기 위해 전함 127척으로 구성된 무적함대를 영국 본토로 보냈다.

결과는 참패.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끈 영국 함대는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승전을 일궈냈다.
영국에 대패한 스페인은 이후 해상 장악력을 잃게 된다. 대신 바다를 장악한 영국은 식민지를 늘려 가면 세계 경제를 주도하게 된다. 영국은 아메리카대륙과 아프리카대륙, 오세아니아대륙, 아시아대륙(인도) 등 4개 대륙에 식민지를 두고 막대한 부를 챙겼다.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명칭을 얻은 것도 이때부터다.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네덜란드 역시 동인도회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 식민지를 늘려나가며 부를 챙겼다.

해양은 영웅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하기도 한다. 나폴레옹이 대표적이다. 나폴레옹 군대는 1805년 영국 넬슨 제독이 이끈 해군에 무참히 패배했다. 트라팔가 해전 패배로 세계 재패라는 나폴레옹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바다를 지배한 자,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은 세계 해전(海戰)의 역사에서 나왔다. 해전의 역사가 세계사이자 곧 경제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바다를 지배한 나라는 부강했으며, 그렇지 못한 나라는 국운(國運)이 기울어 별 볼일 없는 변방국가로 전락했다.

대한한국 해운산업의 기운이 기울고 있다. 대한해운과 STX팬오션에 이어 국내 1위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이 자금난이라는 암초를 만나 좌초 위기에 직면해 있다.

배가 침몰하는 것을 더이상 볼 수 없었던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시아주버니인 조양호 한진그룹(대한항공) 회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대한항공의 자금지원으로 침몰은 간신히 면했지만 한시적이다.

한진해운의 침몰을 막기 위해서 필요한 자금은 대략 4000억원이다.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39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상환에 필요한 금액이다.

현재로선 한진해운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다. 영구채권 발행만이 암초에 걸린 한진해운을 예인할 수 있다. STX팬오션에 이어 한진해운마저 침몰한다면 대한민국 바닷길은 외국 선단이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역사는 "바다를 빼앗긴 국가의 국운은 기운다"라고 전하고 있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의 결단만 남았다.





조영신 기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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